올해 자동차 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미니밴의 인기가 식지 않는 점이다. 국내 미니밴 시장의 절대 강자인 기아자동차 미니밴 ‘올 뉴 카니발’은 올해 9월까지 5만3,471대가 팔려나갔다. 판매 속도로 볼 때 연말까지 판매량은 지난해 규모인 6만5,927대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서울경제신문이 기아차 영업맨들에게 어떤 사람들이 카니발을 사냐고 물었더니 ‘가족’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나왔다. 캠핑이나 나들이를 좋아하는 가족, 자녀 수가 많은 가족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요즘은 육아에 도움을 받기 위해 부모와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들도 카니발에 관심을 갖는다. 종종 6명 이상이 한 차에 타고 이동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아들을 둔 아빠들도 카니발을 보러 전시장을 찾는다고 한다. 그 또래 남자아이들이 특히 미니밴을 좋아해 아빠를 조르곤 한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살다 온 가족들도 미니밴을 찾는 경우가 많다. 한마디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한 것이 미니밴 인기의 근본 원인이라는 게 영업맨들의 설명이다.
사업용으로 미내밴을 찾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이동이 많아 세단 뒷자리보다 넓은 공간을 원하는 기업체 임원들이 대표적이다. 역시 이동이 많은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미니밴을 타는 사람이 꽤 많다. 차에서 긴 시간을 보내는 연예인들도 세단보다는 미니밴을 선호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국내 미니밴 시장은 카니발의 독무대다. 카니발은 7인승, 9인승, 11인승이 나오는데 이 중 9인승이 가장 인기가 많다. ‘9인승 이상 차량에 6인 이상 탑승’이라는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 진입 조건 때문이다. 카니발 9인승은 1~3열 시트가 모두 독립 의자이고 3명이 앉는 4열 시트는 접어넣을 수 있도록 내부를 디자인해 1~3열에 탄 6명은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 편하게 앉을 수 있다. 게다가 고속도로 버스전용차로까지 진입할 수 있으니 명절 연휴 6인이 고속도로로 장거리를 이동할 경우라면 무적의 이동수단이 된다.
7인승인 카니발 리무진은 고급스러움과 편안함에 초점을 맞춘 비즈니스 미니밴 또는 캠핑카로 좋다는 설명이고 11인승 카니발은 보다 많은 사람을 태울 수 있지만 승합차로 분류돼 시속 100㎞ 이상 달릴 수 없는 속도제한장치가 달려 나온다.
카니발은 디젤이 주력이다. 2.2ℓ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과 최대토크 45㎏·m의 성능을 내며 복합연비는 11.5㎞/ℓ다. 현재는 6단 자동변속기가 달려 나오는데 앞으로는 8단 변속기로 교체된다는 얘기가 들린다. 카니발 가격은 2,775만~3,970만원,
쌍용차의 ‘코란도 투리스모’는 카니발 외에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국산 미니밴인데 판매랑 격차는 꽤 크다. 올해 9월까지 2,818대가 팔렸다.
그래도 분명한 장점은 있다. 4륜구동 모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디젤 2,157㏄ 엔진을 달아 최고출력 178마력, 최대토크 40.8㎏·m의 성능을 내며 복합연비는 10.6㎞/ℓ. 메르세데스-벤츠에서 수입한 7단 자동변속기를 채용한 것도 특징이다. 가격은 3,010만~3,365만원.
수입 미니밴 중에서는 한국도요타 ‘시에나’가 올해 9월까지 728대가 팔렸다. 시에나는 혼다의 ‘오딧세이’와 함께 북미 미니밴 시장을 오랜 시간 평정한 차종이어서 신뢰성이 높다. 7인승으로 나왔고 탑승자 편의성을 특히 신경썼다. 3.5ℓ 가솔린 엔진과 8단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301마력, 최대토크 36.1㎏·m의 성능을 낸다. 가격은 5,300만원
이런 가운데 혼다코리아는 5세대로 풀체인지된 8인승 미니밴 ‘올 뉴 오딧세이’를 지난 23일 출시했다. 이번 올 뉴 오딧세이는 가족을 위한 편의사양이 다양하게 적용된 게 가장 큰 특징이다. 특히 운전자와 조수석 탑승자의 목소리를 2열과 3열 승객에게 스피커로 들려주고 2~3열 승객의 영상을 1열 승객에게 보여주는 기능이 세계 최초로 적용됐다.
오딧세이는 8인승인데 2열의 가운데 시트를 떼 낼 수 있다. 그리고 두 자리는 앞뒤 뿐만 아니라 옆으로도 움직일 수 있다. 이를 ‘매직 슬라이드 시트’라고 부른다. 이를 통해 공간 활용성과 3열 승객 승하차 편의성을 높였다. 3.5ℓ 가솔린 직분사 엔진에 혼다가 독자 개발한 10단 자동변속기를 채용했다. 최고출력 284마력과 최대토크 36.2kg·m의 성능과 함께 복합연비 9.2km/ℓ의 효율성을 실현했다. 가격은 5,790만원.
미니밴 외에 수입 대형밴 중엔 메르세대스-벤츠 ‘스프린터’가 한국 시장에서 팔린다. 가격은 8,000만원대 후반부터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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