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오후4시 셔터를 내리지만 실제 업무가 끝나는 시간은 그보다 훨씬 뒤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한 시중은행 직원은 “4시에 창구를 마감한다고 해도 사실 6시 퇴근도 촉박하다”면서 “수십년간 8~9시에 퇴근해왔는데 사실 PC오프제를 시행한다고 해서 갑자기 6시 퇴근이 보편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털어놓았다. ‘무늬만 칼퇴근’에 그쳐 PC를 켜지 않고 업무를 계속하는 등의 꼼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한 것이다.
이달 PC오프제 도입을 완료한 국민은행에 이어 한국씨티은행도 오는 12월부터 오후5시 PC오프제에 들어간다. 씨티은행의 한 관계자는 “사실 우리도 갑자기 5시에 퇴근하라고 하면 다들 쭈뼛쭈뼛하고 제대로 되지 않을 것 같아 내년 1월 본격 도입을 앞두고 일부 영업점 부터 순차적으로 시범 운영을 시작해 혼란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저녁 있는 삶이 올 수 있을는지 은행권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이주원기자 joowonmai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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