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내년부터 3년간 매년 9조6,000억원 규모의 주주 배당을 실시하고 배당을 할 수 있는 ‘여윳돈’ 개념인 잉여현금흐름 계산 방식도 배당 규모가 늘어나는 방향으로 손질하겠다고 밝혔다. ‘잉여현금흐름의 50%를 주주 환원에 쓰겠다’는 방침이 유효한 기간도 기존 1년에서 3년으로 늘려 주주 환원 규모가 1년 간격으로 급변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삼성전자는 31일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하는 강력한 주주 환원 정책을 내놓았다. 이날 발표대로라면 삼성전자는 내년부터 오는 2020년까지 총 29조원을 주주 배당에만 쏟아붓게 된다. 약속한 규모로 배당하고도 호실적이 계속돼 ‘잉여현금흐름 50%’ 기준에 못 미칠 경우에는 차액을 추가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소각 방식으로 소진할 계획이어서 전체 주주 환원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사업에 차질이 있어 현금 흐름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약속한 대로 배당은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배당 규모를 대폭 늘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주주 환원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도 중점을 뒀다. 매년 배당 규모가 들쭉날쭉해 주주들이 혼란을 겪는 현상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배당 등 주주 환원 정책의 밑천이 되는 잉여현금흐름 계산 방식을 손질하기로 했다.
통상 기업은 영업을 통해 들어오는 현금 흐름에서 세금이나 영업비용, 설비투자(CAPEX) 등의 제반 비용을 빼고 남은 잉여현금흐름을 배당 등에 활용한다. 삼성전자의 경우 인수합병(M&A) 비용을 제외하고 잉여현금흐름을 산출해왔다. 올해처럼 전장 기업 하만 인수에 9조원가량을 쓴 경우에는 주주 환원의 재원이 되는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감소하게 된다. 삼성전자는 이런 현상을 막기 위해 잉여현금흐름 계산 시 M&A 비용은 차감하지 않기로 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M&A 규모만큼 잉여현금흐름이 늘어나는 만큼 ‘잉여현금흐름의 50%’라고 해도 그 규모가 오히려 더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1년 단위인 ‘잉여현금흐름의 50%’ 방침도 3년 단위로 바꾸기로 했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거에는 삼성전자 배당률이 이익 규모에 비해 낮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글로벌 기업들에 견줘도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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