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가전·스마트폰 등 3대 부문장에 50대 사장들을 앉히는 파격적 세대교체를 단행함에 따라 11월2일로 예정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재계 5대 그룹 간 회동의 참석자 면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재계 1위 기업 삼성전자에서 누가 참석하는지에 따라 다른 기업의 참석자도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실상 삼성전자가 참석자 ‘급’을 정하는 기준점이 돼왔던 만큼 이번 인사에 따른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김 위원장과 재계 5대 그룹과의 만남에는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017670) 사장, 하현회 LG 사장, 황각규 롯데 사장 등이 참석할 것으로 예정돼 있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갑작스러운 인사가 없었다면 당연히 최선임인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의 참석이 확정적이었다. 하지만 권 부회장의 용퇴와 잇따른 파격적 사장단 인사가 나면서 참석자도 유동적인 상황이 됐다. 한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누가 참석하는지에 따라 참석자가 바뀌는 게 관례였다”며 “이번 삼성 인사로 애매한 부분이 있어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이번 회동을 앞두고 공정위로부터 개별적으로 이런저런 주문을 받은 상황이다. 현대차(005380)그룹의 경우 지배구조 이슈가 걸려 있다. 그런 만큼 현대차그룹이 이번 회동을 통해 복잡하게 꼬인 순환출자를 개선할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이 중국과 미국에서 판매 급감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기업이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도출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검찰로부터 총수가 징역 10년을 구형받은 롯데그룹 역시 회동 자체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기업들은 개별 이슈와는 별개로 이번 정부의 지나친 친노조적 경제정책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기업 부담을 키우는 정책에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뜻을 알리지 않겠느냐”며 “공정위가 노동정책의 주관부서는 아니더라도 이런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이번 모임의 분위기가 지난 6월 회동과는 상당히 다를 것”이라고 전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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