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측정 의료·정보기술(IT)기업인 필로시스가 세계 최초로 순수 혈장을 분리해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초정밀 측정기기 개발에 성공했다. 이 제품은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병원용 기준을 충족하고 있어 시제품이 본격적으로 양산되는 내년부터 필로시스의 해외 수출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인환(사진) 필로시스 대표는 1일 서울 여의도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혈액 내에는 혈장과 혈구가 뒤섞여 있기 때문에 혈당 측정시 정확도가 떨어지는 문제점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며 “이번에 개발한 신제품은 세계 최초로 혈액에서 혈장만을 분리해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혈당 측정의 정확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혈당측정시스템의 국제기준은 오차범위 ±15%다. 혈액 내에 존재하는 혈당 측정 방해 물질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오차범위가 상당히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혈당 측정 방해 물질 중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치는 것은 혈구와 혈장의 비율인 헤마토크릿(hematocrit)으로 일반인의 경우 이 비율이 45% 정도인데 반해 임산부의 경우 20% 초반, 신생아의 경우 60%대다. 이 때문에 의료기기 업계에서는 혈당 측정의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 혈당 측정 방해물질을 검출·보완하는 제품 개발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해왔다.
필로시스는 자사의 혈당 검출 기술을 랩칩 연구기업인 BBB의 혈장 분리 기술과 접목해 새로운 정밀 측정시스템인 ‘지메이트 트루 플라즈마(Gmate True Plasma)’를 상용화했다. 최 대표는 “기존 병원에서는 혈장과 혈구를 분리하기 위한 원심분리기가 있지만 15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이 기술은 15초 내로 99.9%의 혈장 분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임상결과에서도 우리 기술의 오차범위는 국제 기준보다 훨씬 낮은 ±10% 이내로 나왔다”며 “미국 FDA의 새로운 병원용 기준인±12%를 만족하는 세계 최초의 제품으로 앞으로 글로벌 주요 병원의 공급 확대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필로시스는 트루 플라즈마 기술을 바탕으로 향후에 콜레스테롤, 혈액응고분석 등 다양한 제품군의 성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제품을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다양화할 예정이다. 필로시스가 예상하는 올해 매출액은 338억원으로 지난해 102억원보다 3배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년 매출액은 484억원, 2019년 매출액은 541억원으로 추정했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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