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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경제력, 과학기술서 나와…나노로봇이 난치병 새길 열 것"

●백악관 전 과기자문위원 '지한파' 채드 머킨 교수 인터뷰

채드 머킨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가 ‘2017 세계과학한림원서울포럼(2017 IASSF)’ 기조강연을 위해 방한한 길에 10월 31일 서울경제신문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과학기술한림원




“강하고 지속적이며 안정되게 기초과학에 투자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8년간 미국 대통령의 과학자문으로 활동한 채드 머킨(54) 노스웨스턴대 교수(국제나노테크놀로지연구소장)는 1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단독인터뷰를 갖고 “국가의 경제력은 과학기술 파워에서 나온다”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도 이렇게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9~2017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과학기술 자문위원회(PCAST·President’s Council of Advisors on Science and Technology) 위원으로 활동하며 과학기술 정책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그는 “위원회에는 과학기술인·교수·백만장자·구글 등 흥미 있는 관점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했다”며 “가장 큰일 중 하나는 과학정책 수립에 참여한 것으로 바이오기술(BT)과 나노기술(NT) 기술투자에 큰 역할을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연 1조원이 넘게 투자 받는 기관에서 팀을 가이드하고 아우르는 임무도 수행했다고 덧붙였다.

종양세포에 침투하는 나노입자인 ‘DNA나노로봇’을 개발해 노벨상감이라는 평가를 받는 그는 초등학교 입학 전인 1960년대 말 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대구에서 2년간 거주했고 한국 제자들도 많이 둬 미국 내 대표적 ‘지한파(知韓派)’ 과학자로 꼽힌다. 그는 “아버지가 말레이시아에서 1년, 한국에서 2년 있으며 평화 유지에 기여할 때 항상 가족과 같이했다”며 “4형제만 있어 막내로 한국 여동생을 입양했고 지금 펜실베이니아에서 잘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머킨 교수는 “대구에 살 때 한국에는 아무것도 없었는데 오늘날 이렇게 발전한 것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신기술이 세상을 변화시키지만 결국 그 바탕이 기초과학이라는 점에서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자연의 섭리를 이해하고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선에서 연구를 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국과 강한 네트워크 갖춰

학생들 수준 해마다 나아져



“한국과의 강한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운을 뗀 그는 “저를 찾아오는 한국 학생의 수준이 해마다 나아지고 한국의 과학기술도 이미 수준급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자신 밑에서 포스트닥터(박사 후 과정)를 한 한국학생 17명이 교수가 됐고 4~5명이 교수를 앞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1989년 펜실베이니아주립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1991년 노스웨스턴대 교수로 부임한 뒤 초기에는 저에게서 공부한 한국 학생들이 미국에서 자리를 잡으려고 했는데 지금은 많이 되돌아가려고 한다”며 “한국의 과학계에서 기회가 더 많아졌기 때문이 아니냐”고 말했다.

물론 미국의 우수한 연구 환경을 소개하며 여전히 큰 기회가 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미국보다 오히려 한국에서 과학에 대한 존경심이 큰 것 같다. 한국·중국·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일반적인 특성”이라면서도 “세계 각지에서 온 재능 있는 연구진 등 다양성 속에 경쟁력을 갖춘 미국이 연구 환경 면에서 세계 최고여서 그 환경 자체를 배우고 연구 기회를 잡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나노기술로 맞춤형 진료 가능

알츠하이머 치료 등에 획기적

인간 수명 150세 현실화 될 것



머킨 교수는 본업인 나노의약(Nanomedicine) 기술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무척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나노입자와 ‘소간섭RNA(small interfering RNA)’를 결합시켜 안정성을 확보하고 이를 종양세포에 침투하도록 만든 ‘DNA나노로봇’을 예로 들며 “나노기술로 세포에 유전자변형을 가하면 몸의 조직과 만나 맞춤형으로 치료할 수 있다”며 “나노기술이 암을 포함해 모든 질병을 치료하는 데 활용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암은 물론 심혈관 질환, 알츠하이머 등과 같은 심각한 질병을 연구하고 치료하는 데 획기적인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며 “암을 치료하고 개인별 맞춤 의료를 통해 인간이 150세까지 살 수 있다는 말이 지금은 상상처럼 들리지만 현실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에 대한 근거로 금 나노입자를 활용해 DNA 서열과 순환하는 종양세포를 탐지해 유전자와 면역체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채드 머킨

△1963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1960년대 후반 2년 한국 거주 △1986년 디킨슨대 이학사 △1989년 펜실베이니아주립대 박사 △1989~1991년 MIT 박사후과정 △1991년~ 노스웨스턴대 교수 △2010년 세계에서 가장 많이 논문에 인용된 화학자 △2011년 아시아태평양정상회의(APEC) 대표단 참가 △2009~2017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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