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바로 옆인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자리 잡고 있는 종친부는 조선왕조 역대 모든 제왕의 도장인 어보와 초상화인 영정을 보관하고 왕과 왕비의 의복을 관리한 곳이다. 그뿐 아니라 왕실 종친인 왕족의 인사 문제와 갈등 조정, 관혼상제 등 모든 사무를 맡아보던 곳이다. 조선 전기에는 ‘재내제군소’라고 했으나 세종 때 ‘종친부’라는 명칭이 정해졌으며 숙종은 이곳에서 종실 연회를 열었고 영조는 종친을 불러 활쏘기 대회도 열었다. 고종 즉위 후 흥선대원군의 주도로 이곳에 많은 전각이 들어섰으나 순종이 종친부를 폐지하고 그 업무를 규장각으로 옮겨버렸다. 전각들은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대부분 없어지고 경근당과 옥첩당만 남았다. 이후 지난 1972년 서울시 유형문화재 9호로 지정됐다. 그러나 이 자리에 국군기무사령부가 들어섰고 테니스장 건립 등을 이유로 종친부를 종로구 화동 정독도서관으로 이전한 것이 1981년의 일이다. 30년 이상 엉뚱한 곳에 있던 종친부는 옛 기무사 터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건립이 확정되면서 문화재청이 현지 발굴조사를 진행해 복원이 결정됐다. 마침내 종친부는 제자리를 되찾았고 열린 미술관을 표방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삼청로를 지나는 사람들이 멀리서도 종친부를 볼 수 있게 설계돼 2013년 11월13일 개관했다. 지금도 미술관에 가면 종친부를 만날 수 있다.
/조상인기자 ccsi@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