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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뭇매 맞는 사이…'한국 안방' 무섭게 파고드는 구글

글로벌IT기업 역차별 지적에도

정치권 '네이버 독점'만 꼬집어

유튜브, 가장 오래쓰는 앱 1위 올라

구글 앱스토어 매출 올 5.3조 전망

온라인 광고수익도 수천억 달할 듯

업계 "규제 공평하게 해야"





“유럽과 중국에서는 미국 정보기술(IT) 기업의 독주를 막고 자국 기업을 키우려는 노력이 활발합니다. 우리도 국내 인터넷 기업을 꼭 육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지난달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이 한국에서 돈을 벌어가면서도 세금이나 망 사용료를 제대로 내지 않는다며 역차별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창업자의 읍소에도 불구하고 의원들은 네이버의 독점적 지위를 거론하며 성토를 이어갔다.

네이버가 이처럼 정치권으로부터 뭇매를 맞는 사이 경쟁자인 구글은 한국 시장에서 소리 없이 덩치를 키우고 있다. 특히 검색 광고 등 분야에서 네이버의 시장 지배력을 규제할수록 소상공인이 아닌 구글이 반사이익을 누린다는 점에서 포털 규제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6일 시장조사업체인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네이버의 PC 기준 검색시장 점유율은 76.5%였지만 지난 6월에는 74.7%로 1.8%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구글은 같은 기간 검색 점유율이 5.6%에서 7.3%로 상승했다. 모바일 시장점유율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쓰는 스마트폰 비중이 국내에서 90%가량인 것을 감안하면 구글의 관련 점유율이 훨씬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안드로이드 OS에는 구글의 앱과 검색엔진이 선탑재돼 있어 점유율이 20% 내외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내 앱시장은 이미 구글이 1위 사업자다. 시장조사기관인 와이즈앱이 9월 한 달간 한국인이 가장 오래 쓰는 앱을 조사한 결과 구글 유튜브가 전체의 11.5%를 차지해 카카오톡(11.3%)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네이버앱은 7.3%로 3위에 그쳤다. 지난해 9월 조사에서 카카오톡이 점유율 10.5%로 구글(6.7%)과 큰 격차를 보였지만 1년 만에 역전당한 것이다.



유튜브의 약진은 동영상 서비스 이용자가 늘고 있는데다 구글이 국내 업체보다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내 동영상 서비스 사업자들은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나이 및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있지만 유튜브와 같은 해외 사업자는 이를 적용하지 않거나 확인 대상과 방법 등을 임의로 적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구글의 한국시장 매출 규모는 제대로 파악이 안 되고 있다. 구글은 2일 입장자료를 통해 “구글은 한국에서 세금을 납부하고 있으며 국내 세법과 조세조약을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지난달 31일 정무위 국감에서 “구글은 매출을 국가별로는 따로 추산하고 있지 않아 한국 매출을 정확히 알 지 못한다”고 답했다는 점에서 말장난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매출 규모를 알지 못하면서 세금을 제대로 납부했다는 말은 당시 이슈였던 법인세와 관련해서는 앞뒤가 맞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국세청은 국내에서 영업 중인 IT 서비스 업체 중 계약체결이나 상품 전달 등과 관련한 서버를 두지 않은 업체에는 법인세를 징수하지 않는다. 관련 서버가 없는 구글은 이 때문에 한국에 법인세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반면 네이버는 지난해 3,609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했다.

업계에서는 구글이 지난해 한국시장에서 벌어들인 매출이 수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한국무선인터넷산업연합회(MOIBA)에 따르면 한국에서 발생한 구글플레이 매출은 지난해 4조4,656억원(거래액 기준)이다. 구글이 수수료로 30%를 떼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1조3,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유튜브를 통한 광고수익 또한 최소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정돼 구글이 지난해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은 2조원가량으로 파악된다. 이는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4조226억원)의 절반 수준이며 각종 비용을 제한 수익률이 네이버와 같다고 가정한다면 최소 1,800억원 이상의 법인세를 한국에 내야 한다.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의 대표를 맡고 있는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대표는 “구글이 한국에서 얼마를 벌고 세금을 얼마나 내는지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 기업이 국내에서 사업을 하는데 왜 외국 기업보다 못한 대우를 받아야 하느냐는 점”이라며 “규제를 한다면 같은 기준으로 동일하게 하거나 규제가 어렵다면 글로벌 기준에 맞춰서 공평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철민기자 chop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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