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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항암제 '임상 해결사' 연세암병원

약 잘 듣는 환자군 '바이오 마커' 찾아내

GSK·노바티스의 연구개발·임상 파트너로

연세암병원 연구진이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을 개발해놓고도 어떤 사람에게 잘 듣는지 몰라 임상시험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글로벌 제약사들의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다.

6일 연세암병원에 따르면 종양내과 정현철 교수(연세의대 송당암연구센터장)과 조병철 교수팀은 각각 GSK와 노바티스와 협약을 맺고 양사가 개발한 표적항암제가 잘 듣는 환자군을 선별하는 열쇠가 되는 특정 유전자·단백질 같은 바이오 마커(생체표지자) 발굴에 나섰다.

연세암병원과 양사는 또 기존 공동연구를 통해 폐암 등 난치성 고형암에 대한 표적항암제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한편 표적항암제·면역치료제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시험을 준비 중이다.

두 연구팀은 표적항암제 후보물질이 잘 듣는 환자군의 바이오 마커와 약물작용 메커니즘을 규명하는 중개임상연구를 통해 지지부진하던 GSK와 노바티스의 임상시험에 가속도를 붙여준 경험이 있다. GSK와 노바티스는 지난해 총 매출이 44조원과 56조원에 이르는 거대 제약사다.

정 센터장은 “표적항암제라도 약이 잘 듣는 환자군을 선별하지 못하면 30~40%의 환자에서만 듣는 경우가 많다”며 “반면 특정 유전자·단백질이 활성화되거나 억제돼 있는 환자군에 약이 잘 듣는다는 사실을 알아내면 암세포를 죽이거나 증식을 억제하는 치료율(반응률)을 70~80%로 높일 수 있어 상품성도 높아지고 당국으로부터 임상시험·품목 승인을 받기도 수월해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GSK 한국법인과 5년 간 공동연구를 진행하기로 협약을 맺었다”며 “우리가 바이오 마커를 찾아내면 연세암병원이 동양·서양인을 아우르는 글로벌 1~2상 임상연구를 주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교수팀과 표경호 유한·연세 폐암연구소 박사팀은 앞서 지난 8월 노바티스의 폐암 치료제 개발 초기 단계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아시아·태평양지역 중개연구 허브센터’로 지정됐다. 폐암 치료 물질의 독성 여부와 치료 효과를 동물·세포실험을 통해 검증하는 전임상 연구부터 참여한다. 바이오 마커와 약물 작용 메커니즘을 알아내면 국내와 아태지역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연구계획을 수립하고 연구 진행을 총괄한다.



앞서 조 교수팀은 노바티스가 개발한 섬유아세포성장인자(FGF) 수용체 차단 표적항암제가 FGF 3·19번 등 18개의 핵심 유전자군이 활성화된 폐암(편평상피세포암) 환자에게 잘 듣는다는 사실을 동물실험 등을 통해 밝혀냈다. FGF와 수용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면 폐암·두경부암·방광암 등 고형암 세포가 빨리 성장한다.

조 교수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미국의 유명 대학 연구소와 부속병원 등에 맡겨온 신약 후보물질 전임상연구에 국내 병원이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된 것은 우리가 처음”이라며 “최신 항암제 개발 기술습득은 물론 신속한 신약 도입으로 난치성 폐암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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