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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한국건축문화대상-심사과정] 공법·재료부터 사후관리까지..전국 누비며 구석구석 '체크'

이-집은 붉은 벽돌을 담처럼 두른 구조로 외부와는 분리되고 내부와는 열린 개성강한 단독주택이다.




이-집은 조그마한 건축이지만 많은 것을 말하고 있는 건축이다.

우선 집에 대한 고정관념을 깼다. 채광, 조망 등을 위해 큼지막한 창문을 밖으로 내지 않았다. 대신 외부를 붉은 벽돌로 세운 벽으로 차단했다. 집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족들의 아늑한 보금자리라는 기본으로 돌아갔다. 소통이 강조되는 시대지만 사생활 보호를 설계의 앞순위에 뒀다. 건물 외벽을 담장으로 두른 대신 중정을 만들어 내부의 공간을 넓혔다.

대문을 열면 종탑처럼 높이 솟아오른 현관의 고측창에서 들어오는 빛이 들어서는 이를 환하게 맞아준다.

신발을 벗도 돌아들면 나오는 깊은 복도는 걷는 이로 하여금 밖에서의 긴장과 수고로움을 덜어낼 수 있는 공간이다.

두 번째 고정관념은 주방과 거실 배치에서 깨진다. 거실을 돌면 나오는 주방은 이 집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거실이 아니라 주방이 정남향의 위치에 넉넉하게 앉아 트인 마당과 하늘을 품고 있는 모습이다.



외부가 벽으로 차단되었음에도 중정을 향해 터놓은 통유리 창을 통해 자연채광이 충분하다 . 또 이 창을 통해 거실, 주방, 서재 등을 서로 볼 수 있어 가족간의 유대를 강화할 수 있다. 2층에는 재미있는 공간이 숨어 있다. 2층 서재 옆에는 낮잠 자기 좋은 골방이 숨어 있다.

대지 모양은 직각이 아닌 사다리꼴인데 오히려 이같은 땅이 특징을 살려 건물을 배치했다. 설계자인 정수진 에스아이 대표는 “비정형 땅의 경계를 따라 생기는 모서리의 예각과 둔각은 집 전체의 형태나 실내 공간을 불편하게 만들기보다 방이 직각이어야 한다는 틀을 깨는 필연적 이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붉은 벽돌의 디테일도 돋보인다. 벽돌의 크기와 쌓기법을 차별화해 우리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던 황토 벽돌의 이미지를 새롭게 한다.

심사위원단은 “섬세한 마감과 재료의 선택은 이 건축의 깊이를 더해주고 있다”며 “중정형 평면으로 서로 마주한 각실의 공간적 기능을 다양하게 느낄 수 있으며 특히 높은 현관의 기능은 외부에서 내부의 집안으로 들어서는 완충적인 공간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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