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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테슬라 '비밀무기'는 거대한 네트워크화

■테슬라 why(노상규 지음, 오가닉 미디어 랩펴냄)

차량 SW·충전소 네트워크화

방대한 데이터 활용 성능 'UP'

테슬라 '바퀴달린 컴퓨터' 불려

한계비용도 '0' 가파른 성장세

로보택시·휴머노이드로 확장





한국인의 테슬라 사랑은 각별하다.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주식이 바로 테슬라다. 그러다 보니 투자의 관점에서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천재성이나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기술적 혁신성을 다룬 책들은 다수 나와있다. 신간 ‘테슬라 why’는 접근 시각이 다르다. “왜 테슬라는 성공하고 있는가?”에 대한 대답을 비즈니스 구조에서 찾는다.

저자는 ‘테슬라 교수님’으로 유명한 노상규 서울대 경영대학·경영전문대학원 교수다. 서울대 경영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미네소타대에서 경영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동안 인공지능, 인터넷,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기업에 가져온 변화를 아마존·구글 등 빅테크의 사례를 통해 분석하고 교실 안팎에서 전수해 왔다.

많은 사람들이 테슬라가 기하급수적 성장 궤도에 올라타 있다는 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2014년 3만 여 대의 차를 판 테슬라가 이듬해 8월 “2020년까지 50만 대 인도를 목표로 한다”고 밝혔을 때 업계에선 이를 비웃었다. 이후 테슬라는 연평균 50%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2020년 실제로 49만 9550대를 인도했다. 최근 전기차 보조금 축소와 머스크의 정치적 논란으로 인해 매출과 주가는 주춤하지만 여느 자동차 업체보다 높은 장기 성장성을 가졌다는 사실 만큼은 흔들림 없다.

비즈니스 모델의 관점에서 본 테슬라 성장의 핵심은 무엇보다 네크워크 효과다. 머스크가 전 세계 인터넷을 ‘하나의 신경계’라고 불렀듯 저자는 테슬라를 하나의 ‘살아있는 네크워크’라고 본다. 이미 판매된 전세계 700만 대의 테슬라 차량에 장착된 소프트웨어와 전국에 설치된 충전소인 ‘슈퍼차저’가 바로 하나의 네트워크라는 것이다. 여기서 발생하는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소프트웨어를 끊임없이 수정해 더 안전하고 편리한 차를 만들어 간다. 테슬라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매년 100회가 넘는다. 일례로 테슬라는 차량에서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10초 정도의 비디오 클립과 200여 가지가 넘는 센서 데이터를 본사 테이터센터로 보내도록 했다. 이를 분석해 충돌 직전 미리 승객을 단단하게 잡아주도록 안전벨트 작동 방식을 바꿨다.

사진 설명




테슬라가 네트워크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자동차 운영체제(OS)를 파는 소프트웨어 회사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차값은 ‘시가’라는 얘기가 있다. 차가 잘 팔리면 가격을 올리고, 안 팔리면 가격을 낮추는 식으로 유연하게 가격 정책을 펴기 때문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테슬라가 자율주행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판매가 목적인 회사이기 때문이다. 테슬라를 ‘바퀴 달린 컴퓨터’라고들 한다. 컴퓨터 안에 장착된 테슬라의 두뇌들이 본사로 연결돼 하나의 거대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낸다. 테슬라는 이에 멈추지 않고 로봇 택시, 휴머노이드로 네트워크를 확장할 태세다.

더 싸고, 더 성능이 좋은 전기차를 찍어내는 경쟁사가 나온다고 해도 테슬라를 따라 잡기 힘들다는 것이 저자의 견해다. 페이스북을 복제한 앱을 만들어 낸다 한들 사용자와 데이터를 복제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저자는 네트워크 기업의 특징으로 “고객들이 일을 한다”는 점을 꼽았다. 심지어 직원이 만든 가치보다 고객들이 만들어낸 가치가 크다. 자동차 전문가이자 유명 유튜버인 샌디 먼로는 테슬라 모델 Y의 열관리에 사용되는 핵심 부품인 옥토밸브가 4개월 사이에 열세 번이나 변경된 것을 알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테슬라는 매주 평균 20개의 부품을 바꾼다. 테슬라는 운전자들의 데이터와 피드백을 광속으로 반영한다.

네트워크 효과의 또 다른 장점은 한계비용이 제로라는 것이다. 테슬라가 소프트웨어를 100대의 차에 팔든, 1000만대의 차에 팔든 원가는 거의 같다. 이로 인해 기존 자동차 기업들이 투입 원가에 비례해 이익을 내는 선형적인 이익 구조인 반면 테슬라는 기하급수적인 이익 구조를 갖게 된다.

그런데 사용자를 많이 모으기만 하면 네트워크 효과가 저절로 생겨날까. 큰 착각이다. 가입자의 데이터, 경험 등을 연결해 직간접적인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그 ‘연결의 엔진’을 만들어 낼 줄 아는 기업만이 기하급수적인 성장의 황금 열쇠를 쥐는 셈이다. 이 책은 머스크에 대한 선입견을 철저히 배제하고 테슬라의 비즈니스 구조와 원리에 집중한다. 최근 정치적 잡음과 판매 부진으로 흔들리고 있는 테슬라에 대한 현상을 걷어내고 뼈대를 보여주는 엑스레이와 같은 경영서다. 264쪽. 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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