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취임한 김성주 신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의 취임사에서 드러난 향후 공단 운영 방향의 주요 키워드다. 이들 내용은 문재인 정부의 공약과도 일치하는 것이어서 향후 속도감 있게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다만 국민경제 기여를 높이기 위한 사회적 투자 강화 등은 찬반이 엇갈리는 사안이어서 충분한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이사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국민연금은 국민경제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투자와 운용을 해나가야 한다”며 “이를 위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사회책임투자 원칙에 입각해 주주권 행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이 단순히 연금기금을 잘 관리하고 수익을 많이 내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늘리는 방향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는 뜻이다. 김 이사장은 과거 19대 국회의원과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자문단장 시절 때도 ‘투명한 지배구조와 도덕성을 갖춘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보육·요양 등 사회가 필요로 하는 부분에 대한 공공투자가 필요하다’ 등의 주장을 펼쳐왔다. 하지만 이런 주장에 대해 ‘국민의 돈으로 모험 투자를 하라는 얘기냐’는 비판도 적지 않은 만큼 향후 사회적 의견 협의 과정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연금이 ‘더 내고 더 받는’ 구조로 나아갈 가능성도 높다. 김 이사장은 본인의 국민연금 예상수령액이 78만원에 그친다는 점까지 얘기해 가며 국민연금의 노후 보장 기능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적정 부담, 적정 급여 실현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료율 인상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된 인사에 대한 조치도 예고됐다. 김 이사장은 “국민연금 기금이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의 결탁에 동원된 데 대해 국민들은 분노했다”며 “권력의 부당한 간섭과 개입을 막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전주=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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