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KBS1노조는 “고 사장이 오늘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여야 정치권이 방송 독립을 보장할 방송법 개정안을 처리하면 임기에 연연하지 않고 사퇴하겠다’고 말했다”며 “이에 따라 10일 0시부로 파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 사장의 거취 표명이 미흡하지만 방송법 개정을 통한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의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라 평가한다”며 “앞으로 정치권을 상대로 방송법 개정안 처리를 압박하는 투쟁을 비대위원 중심으로 전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KBS본부노조는 “고 사장 퇴진과 방송법 개정은 엄연한 별개의 문제”라며 “결국 고 사장은 방송법 개정 논의를 퇴진 요구에 대한 방패막이로 삼아 자신의 임기를 모두 채우려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노조는 “정치권에 고 사장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 된다”며 “반드시 구성원의 힘으로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에서 각 당의 입장차로 처리에 난항을 겪고 있는 방송법 개정안은 KBS와 MBC의 이사진을 각각 13명(여당 7명, 야당 6명)으로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현재 KBS와 MBC 이사는 11명과 9명으로 여야 비율이 각각 7대4, 6대3이다. 개정안은 공영방송의 중립성을 담보하기 위해 야당 추천 이사도 찬성해야 사장을 선출할 수 있는 특별다수제도 도입하도록 했다. 지금은 과반 의결로 사장을 선임한다.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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