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소비자원 원장대행인 김재중 부원장의 ‘셀프선임’ 논란에도 예정됐던 소비자원 원장 면접 전형이 9일 진행됐다. 김 부원장은 이사회를 통해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의결한 뒤 본인이 직접 원장 후보로 나서 “심판이 선수로 나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 같은 공모진행이 준정부기관 인사 지침을 위배했기 때문이다. ★본지 11월9일자 8면 참조
하지만 이에 대해 관련 주체들은 누구도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그럼 누가 나서야 할까. 1차적으로는 소비자원 임추위가 바로잡아야 한다. 자격 요건이 맞지 않는 후보자의 서류전형을 통과시킨 책임이 있어서다. 임추위는 김 부원장과 함께 이사회에 있던 6명의 비상임이사, 그리고 그들이 추천한 3명으로 구성돼 있다. 중이 제 머리를 깎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반응은 미지근하다. 규정 위반인지 살피고, 임추위의 결정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대응은 논란에 불을 지피는 꼴이다. 이번 사안은 ‘자질’ 문제가 아니라 ‘자격’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격을 갖추지 못한 후보의 채용 절차를 진행하는 이유는 ‘내정설’ 이외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소비자원 내부에서는 김 부원장의 임명을 위한 ‘꼬리 자르기’ 전략이 회자되고 있다. 인사지침을 몰랐다는 김 부원장이 책임지는 대신 인사지침을 검토해 보고서를 올린 소비자원 기획조정실에 책임을 떠넘기려 한다는 것이다.
결국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 밖으로는 기업들의 지배구조 문제를 놓고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는데 정작 공정위 산하기관의 지배구조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김 부원장은 공정위 출신이다. 소비자원 원장에 공정위 출신이 간 적은 없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소비자원 원장 자리에 공정위 출신 인사를 앉혀 공정위 내부 결속을 다지려 한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지만 그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김 위원장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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