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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메신저] 기강 잡겠다면서 회계사 잡는 회계법인

"주간계획 부실작성자 법인카드 쓰지마"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 지시도

부정사건후 과한 내부단속에 불만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 사태로 위기에 처한 회계업계의 기강을 바로잡고자 회계법인들이 내부 단속에 나서며 직원들과 부딪히고 있다. 일부 회계법인은 근무 태도에 따라 법인카드 사용을 금지한다거나 비용 환급 구조를 번거롭게 해 직원들의 불만을 토로한다.

삼일회계법인은 지난달 중순 주간업무계획을 성실히 제출하지 않은 직원들을 선정했다. 이른바 ‘부실작성자’로 분류된 이들은 한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페널티로 법인카드 사용이 금지됐다. 임원 A씨는 “클라이언트와 만나는 자리도 사용 금지”라며 “부득이하게 사용해야 하는 경우 본부장에게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본부장급인 임원은 지난 9월 말 직원들에게 주간업무계획표 작성을 주문했다. 업무 내역은 물론 시간별 스케줄, 만난 고객 등에 대한 보고를 요구했다.

독립성이 강한 회계법인 직원들이 작성한 주간업무계획표에 만족스럽지 못했던 임원이 빼 든 칼이 법인카드 사용금지다. 그는 “본부장의 당부를 무시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통상 회계법인들은 고객을 만나는 일이 많아 연차에 상관없이 개인용 법인카드가 주어진다. 회계법인별로 사용방법은 다르지만 연차에 따라 사용금액은 다르다. 낮을수록 사용금액도 줄어들고 사용하는 방법도 번거로워진다. 대부분 회계법인에 속한 직원들은 법인카드 사용 시 카드대금을 개인이 먼저 지불한 뒤 비용 처리로 환급받는 구조다. 하지만 비용을 환급받을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뿐 아니라 구조도 번거로워 법인카드 사용을 기피하는 상황이다.



또 회계법인들은 직원들의 근무시간 통제에도 나섰다. 야근이 많은 회계법인의 특성상 직원들의 출근시간이 일반 회사원들보다 자유롭다. 그러나 업무의 마감기한을 맞추기 위해 출근시간·점심시간 등을 정하기 시작했다. 삼일회계법인의 임원 B씨는 직원들에게 메일을 보내며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그는 “12월까지 밀린 업무를 끝내고 발령을 내야 하기 때문”이라며 “두 달 동안 많은 업무를 소화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규모 회계부정 사건 이후 내부단속이 회계사들의 지위를 추락시키고 있다”며 “내부경쟁과 관리가 강화된 삼일회계법인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큰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박시진·서지혜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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