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0일 신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원장에 김석환(사진) 동서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객원교수를 임명한다고 밝혔다. 정치권과 보안 업계에서 우려했던 ‘낙하산 인사’가 결국 현실화한 것이다.
경남권 지역방송인 KNN 대표를 지낸 김 신임 원장은 PSB부산방송 편성국장과 보도국장, 한국방송학회 부회장 등으로 일했다. 김 원장은 오는 13일부터 KISA 원장으로 업무를 보게 되며 임기는 2020년 11월까지다. KISA는 지난 9월 백기승 전 원장의 임기만료 퇴임 이후 두 달 동안 신임 원장 공모절차를 진행했다.
다만 사이버보안이나 개인정보보호 업무 경험이 없는 방송사 출신 김 원장에 대한 ‘전문성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원장이 19대 대통령선거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의 미디어특별보좌단에서 활동한 이력도 논란이 됐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비례) 자유한국당 의원은 지난달 17일 국정감사에서 김 원장 ‘내정설’을 언급하며 “정보·보안 이력이 전혀 없는 방송계 출신을 대선캠프에서 공을 세웠다는 이유로 선임한 것은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KISA의 수장은 새로운 기술을 부작용이 없도록 잘 적용하고 조율하는 자리”라면서 “방송사의 정보기술(IT) 계열사(iKNN) 대표를 지내면서 여러 가지 전략을 수립했던 만큼 완전히 비전문가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낙하산 인사라는 지적과 관련해서도 “KISA의 신임 원장 공모에 정당하게 지원해 서류·면접절차를 공정하게 거쳤다”면서 “특히 임원추천위원회 구성원이 박근혜 정부 시절에 임명된 분들로 개인의 정치적 활동 등이 고려될 수 없는 구조”라고 해명했다.
인터넷 관련 3개 기관을 합병해 2009년 설립한 KISA는 초대 원장으로 친이명박계 정치인인 김희정 전 새누리당 의원이 오면서 처음으로 낙하산 인사 논란이 일었다. 김 전 의원은 KISA 원장 임기 3년 중 불과 1년만 채우고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돼 떠났다. 이어 이 전 대통령 당선 이후 인수위원회에서 활동했던 2대 서종렬 원장은 비서 성추행 사건에 휘말리며 1년8개월 만에 불명예 사퇴했다. KISA 설립 이후 처음으로 3년 임기를 채우고 물러난 백 전 원장 역시 2012년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공보상황실장을 맡았고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국정홍보비서관까지 지낸 뒤 임명돼 ‘정권 코드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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