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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머니] "즉석복권 기회"… 미계약 물량에 현금부자 몰린다

청약통장 필요없고 절차 간편해

지역 상관없이 다주택자도 가능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 36가구에

1,200여명 몰려 15분만에 완판

20~30대 신혼부부도 지원 쇄도

10일 서울 종로구 운니동 래미안갤러리에서 열린 ‘래미안 DMC 루센티아’ 미계약 물량 추첨장에 약 1,500명이 몰렸다. /한동훈기자




서울 강남의 경우 계약금만 5,000만원을 넣어야 하고 경쟁률도 수십대1에 달하는 곳. 대신 청약통장도 필요 없고 신분증과 인감도장만 있으면 로또 아파트 당첨의 기회를 엿볼 수 있는 곳. 바로 아파트 미계약 물량의 현장추첨장 이야기다.

지난달 14일 삼성물산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을 재건축하는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에 대한 미계약 물량 추첨을 실시했다. 앞서 1순위 청약을 실시했는데 자금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일부 청약 당첨자들이 계약을 포기해 36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남았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현장추첨을 통해 계약 희망자를 뽑았는데 36가구 모집에 무려 1,200여명이 몰렸다. 특히 당일 납부해야 하는 계약금이 5,000만원이었는데 15분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계약금이 부담스러운 수준인데도 현금을 다량 보유한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며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현금 부자들이 미계약 물량 추첨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별도의 청약통장이 필요 없어 신청절차가 간편한데다 지역에 상관없이 다주택자도 신청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첨 당일 신분증과 계약금(보통 1,000만원, 강남은 5,000만원), 인감도장과 인감증명서만 가지고 가면 된다. 특히 강남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경우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가 규제로 시세차익을 올릴 가능성도 높다. 실제로 래미안 강남 포레스트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은 3.3㎡당 평균 4,160만원으로 책정되면서 로또 청약 아파트로 인기를 모았다.



강남구 대치동 공인중개사 대표는 “일반 아파트에 청약하려면 조건이 까다롭지만 미계약 물량 추첨에 참여할 때는 별다른 제약 요건이 없다”며 “이에 현금 부자들은 강남 등 알짜배기 단지에서 미계약 물량이 나오기만 기다린다”고 말했다.

현금 부자뿐 아니라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신혼부부들도 미계약 물량을 손꼽아 기다린다. 지난달부터 청약가점제 100%로 뽑는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점이 상대적으로 낮은 20~30대 신혼부부들이 1순위 청약에서 많이 떨어지자 가점에 상관없이 오로지 추첨으로만 뽑는 미계약 물량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10일 서울 종로구 운니동 래미안갤러리에서 열린 삼성물산의 ‘래미안 DMC 루센티아(가재울 뉴타운 5구역 재개발)’ 미계약 물량 추첨장에는 갓난아이를 데리고 온 20~30대 젊은 부부들이 상당수였다. 삼성물산에 따르면 이날 25가구 미계약 물량(84A㎡ 11가구, 84B㎡ 10가구, 84E㎡ 4가구)에 대한 분양신청을 받은 결과 약 1,500명이 접수, 경쟁률 60대1을 기록해 완판에 성공했다. 1번으로 당첨된 계약자도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37세 주부였다. 기자와 만난 이 주부는 “지난달 래미안 DMC 루센티아 1순위 청약을 신청했는데 가점이 42점밖에 안 돼 떨어졌다”며 “미계약 물량이 남았다고 해서 아침부터 줄을 서서 번호표를 받아 1번으로 당첨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부동산 업계는 앞으로 분양 시장에서 미계약 물량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급전을 마련할 수 있는 자산가들이나 가점이 낮은 신혼부부들, 부양자녀가 적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미계약 물량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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