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임원 인사가 당초 예상보다 늦은 13일께 단행될 예정인 가운데 옛 미래전략실 출신 핵심임원이 ‘미니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에 파견된 것으로 확인됐다. 계열사 맏형 격인 삼성전자 임원 인사 이후 주요 계열사들의 인사가 도미노처럼 이어지면서 사업지원TF의 인적 구성 및 조직 윤곽도 보다 명확하게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DI 경영지원실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김홍경 전무가 최근 삼성전자 사업지원TF로 자리를 옮겼다. 김 전무는 미전실 전략1팀에서 근무하며 전자 계열사들의 사업 재편 등을 담당했다. 그는 현재 삼성SDI 등기이사는 물론 삼성전자가 최대주주인 삼성디스플레이 사외이사도 맡고 있다. 김 전무는 미전실 해체 직후 안식년을 떠났던 권영노 부사장이 최근 삼성SDI 경영지원실장으로 복귀하는 것과 맞물려 사업지원TF로 옮기게 됐다. 이재용 부회장의 신뢰가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정현호 전 미전실 인사지원팀장이 사업지원TF장으로 복귀한 데 이어 김 전무까지 합류하면서 사업지원TF가 과거 미전실에서 근무했던 핵심인력을 주축으로 꾸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사업지원TF가 전자 계열사들의 사업전략은 물론 신사업 추진, 인사 등 사업상의 주요 의사결정 사항을 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된 만큼 미전실 전략1팀 출신들이 중용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략1팀은 과거 전자 계열사들의 사업을 총괄했던 조직이다.
이런 측면에서 전략1팀 출신이자 과거 삼성전자 내 인수합병(M&A) 담당 조직인 전략TF를 이끌던 안중현 부사장과 같은 핵심멤버의 중용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안 부사장은 현재 기획팀 소속이다. 삼성 관계자는 “설왕설래가 많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며 “다만 기존 조직에서 사업지원TF가 맡은 업무와 비슷한 일을 담당했던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TF가 꾸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는 이르면 13일 임원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장단 후속 임원 인사가 애초 예상보다 다소 늦춰진 셈이다.
재계에서는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가 단행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 중이고 지난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탓에 임원 인사를 건너뛴 점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60세 이상 퇴진’을 핵심으로 하는 세대교체성 사장단 인사가 큰 폭으로 이뤄진 만큼 연쇄적인 대폭의 임원 인사가 자연스럽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통상 삼성 인사는 신상필벌이 분명했다”며 “올해는 총수 부재로 최고 실적임에도 대대적 승진 인사에 한계가 있으리라는 전망도 있지만 조직 쇄신 차원에서 큰 폭의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재영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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