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 년간 인간 소화계 속에 사는 박테리아에 대한 얘기가 꽤 많이 나왔다. 과학자들과 의사들은 이들을 장내 미생물이라고 부른다. 이들이 자주 거론된 것은 좋은 이유에서다. 연구자들은 이 미생물들이 인간 건강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다. 그 정도와 방법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말이다. 현재 상점에는 이들 유용한 박테리아를 몸에 공급해주는 상품들이 많다. 그러나 선전한만큼의 효과가 나온다는 증거는 희박하다.
그러나 인간의 소화계에는 이많은 박테리아들 외에도, 진균, 기생충, 바이러스, 고세균 등이 존재한다. 즉, 효모, 곰팡이, 버섯과 같은 생물들이 인간의 장 안에도 살고 있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이들이 인간 건강에 미치는 영향 역시 알아내고 있다.
장내 미생물의 가장 흥미로운 점으로는 인간이 이들의 생존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이 음식을 먹으면 인간 뿐 아니라 장내 미생물들도 나누어 먹는다. 지난 10월 학회지
미네소타 대학의 소아과 의사인 쉐릴 게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균을 질병을 옮기는 병원체로만 여긴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연구를 통해 인간과 공생하며 장내 박테리아와 상호작용하고, 인간의 건강에 유익할 수 있는 진균도 있음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의 장내에 살면서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생물들이 이렇게 많다면 과학자들은 왜 박테리아에만 주의를 기울여 왔는가?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박테리아는 여전히 소화계 내 미생물의 주류를 이룬다. 이러한 박테리아들에 대해서는 이미 많은 것을 알고 있으며, 이들 종을 추적해 모은 데이터베이스도 많다. 반면 진균은 인기가 없다. 장내 미생물의 0.1%만 차지한다. 따라서 추적해 연구하기가 어렵다. 이들의 삶을 잘 추적하지 않기 때문에, 박테리아 연구에 사용하는 확실한 연구 방법을 개발하지도 못한 것이다.
그러나 게일은 이런 연구를 통해 지식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의 여러 동물 모델 연구를 통해, 쥐가 천식 등의 질병에 걸려 결장 내 염증이 생겼을 시 정상(이라고 과학자들이 간주하는) 상태의 진균 군락이 분열되는 모습을 알아냈다고 한다.
게일에 따르면 이런 연구를 통해 우리는 박테리아, 진균, 기타 미생물이 전체로서, 그리고 상호간에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알게 되었다고 한다. 진균은 장내 미생물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소수지만, 그 구성의 변화는 박테리아 종에 큰 영향을 미친다. 혹자는 이러한 도미노 현상은 숙주에게 빠르고 일시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도 한다. 현재까지 증거를 볼 때 많은 섬유질을 먹는 것이야말로 장을 가장 잘 관리하는 방법이다. 섬유질은 장내 미생물의 먹이가 되기 때문이다. 섬유질은 특히 과일과 야채에 풍부하다.
서울경제 파퓰러사이언스 편집부 / by Claire Maldarell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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