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빗썸에 따르면 전날 오후 전 세계 가상화폐 거래량이 26조원 이상을 기록한 가운데 빗썸에서만 6조5,000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지면서 오후4시께 서버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당시 1비트코인캐시의 가격은 284만원까지 올랐다가 168만원까지 급락하면서 수많은 매수·매도 등 거래행위가 시도됐다. 거래 서비스는 점검작업을 거쳐 오후5시30분쯤 돼서야 재개됐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은 집단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겠다며 이를 준비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하고 있다. 커뮤니티 공지에 따르면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서버 다운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빗썸을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커뮤니티 가입자는 하루 만에 3,000여명을 넘어선 상황이다.
빗썸은 서비스 점검 이전의 거래 대기물량을 일괄 취소하며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다. 또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서버를 증설하고 인원을 늘리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투자자 보호는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은 현행법상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직접적인 감독 권한이 없다. 가상화폐 거래소는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돼 금융 업체가 아니라 일종의 전자상거래 업체로 규정되고 있어서다. 이 때문에 지난 9월 빗썸의 해킹 사태를 파악하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에서 현장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이처럼 금융당국이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가상통화를 제도화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기 때문이다. 범정부 합동으로 꾸려진 ‘가상통화 태스크포스(TF)’에서는 정부의 입법 조치는 가상통화를 제도화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했다. 대신 가상통화 거래에 따른 유사수신 행위, 자금세탁방지 행위 등의 실태를 은행권 협조를 통해 파악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 거래소에 대한 직접적인 감독은 정부가 거래소를 제도권으로 포섭하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어 당국에서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라며 “투자자들은 최근 비정상적인 가상화폐 투자 현상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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