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후유증은 또 다른 여행으로 극복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선선한 바람과 화려한 단풍이 어우러지는 가을은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주말을 이용해 가까운 일본으로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포춘코리아가 4가지 여행스타일에 최적화된 일본 주요 소도시 여행지를 소개한다.
사람들은 저마다 추구하는 여행스타일이 제각각이다. 어떤 이는 고즈넉한 휴식을, 또 어떤 이는 역동적인 체험을, 또 어떤 이는 혀를 자극하는 미각여행을 추구한다. 사람들은 자신이 선호하는 여행 콘셉트에 따라 신중하게 여행지를 탐색하게 마련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일본 여행지는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스타일 ▲언제나 ‘청춘’ 스타일 ▲서두르지 않고 여유를 추구하는 스타일 ▲영화 속 주인공을 꿈꾸는 스타일, 이렇게 총 4가지 콘셉트에 최적화된 곳이다. 자신의 여행스타일과 맞는 곳이 있다면 추운 겨울이 오기 전, 비행기에 몸을 실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구속받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들의 여행지
자기 자신을 규칙에 가두면 인생은 재미없어 지는 법이다. 당신이 계획이나 규칙에 얽매이기보단 마음 가는 대로 떠나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이면 이런 곳들 찾아가보라.
■ 자연과 사람이 만들어낸 천혜의 드라이브 코스 : 시코쿠 드라이브코스
고치, 에히메, 도쿠시마, 가가와가 위치한 시코쿠는 일본열도를 구성하는 4개 섬 중 가장 작고 산지가 많은 섬이다. 그런 까닭에 옛날부터 현끼리의 교류가 적고, 오히려 혼슈(本州)와의 교류가 활발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다른 섬을 잇는 다리와 현 사이에 놓인 도로들이 유달리 발달해 있어 독특한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도로변에 홈을 파 타이어 마찰음이 마치 연주를 하는 듯한 소리를 내는 ‘사다곶 멜로디라인’, ‘바다에 가장 가까운’ 시모나다 역이 위치한 일명 ‘유야 케코야케 라인’ 등은 아름다운 석양을 끼고 자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는 천혜의 명소다.
■ 한적한 도시 한 켠에서 만나는 ‘와인 천국’ : 시마네 와이너리
‘결연의 신’으로 유명한 이즈모타이샤(出雲大社)에서 차를 타고 5분만 이동하면, 푸른 하늘과 신록으로 둘러싸인 시마네 와이너리가 나타난다. 이 곳에 가면 와인 제조 과정을 직접 구경할 수 있는 와인 양조관, 맛있는 와규와 와인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바비큐하우스, 콩쿠르에서 상을 받은 와인을 비롯해 현지 특산 와인과 시마네 특산물을 판매하는 매점을 만나볼 수 있다. 와인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다.
여행은 언제나 ‘청춘’처럼
사회적, 경제적으로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 있는 당신. 하지만 지나간 시간은 돈으로 살 수 없다. 그럼에도 다시 한번 설레는 청춘의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이 여행지들이 당신의 기대를 충족시켜 줄 것이다.
■ 사진관에서 자신을 들여다보는 추억 여행 : 돗토리 우에다쇼지 사진미술관
돗토리현 출신의 세계적인 사진작가 우에다쇼지. 현대적이고 절제된 외형을 자랑하는 우에다쇼지의 사진미술관이 그의 고향인 돗토리현 다이센(大山) 산 기슭에 자리를 잡고 있다. 우에다쇼지의 작품 ‘소녀사태(少女四態)’를 모티브로 주변 풍경과 절묘하게 조화시킨 이곳에는 우에다쇼지의 1만 2,000여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우에다쇼지 사진미술관을 천천히 둘러보다 보면 아무런 사전 정보 없이도 누구나 인정할만한 최고의 촬영 스팟을 발견할 수 있다.
■ 최고급 전통 사케의 맛을 찾아서 : 히로시마 사카구라도오리
히가시히로시마는 최고급 ‘긴조 사케’ 양조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그 중심에는 과거 에도시대의 역참마을을 계승해 만들어진 ‘사이조’라는 마을이 있다. 사이조 마을은 히가시히로시마의 수많은 양조장 중에서도 ‘술의 수도’라고 불릴 만큼 적절한 기후와 양질의 지하수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지금도 오래된 양조장들이 늘어서 있는 ‘사이조 사카구라도오리’ 양조 거리도 조성돼있다.
가을에 이 곳에 가면 양조장 특유의 하얀 색 벽과 빨간 굴뚝이 이어지는 레트로한 풍경과 질 좋은 사케를 함께 즐길 수 있다. 전국의 일본 사케를 만나볼 수 있는 ‘사케마츠리’ 축제도 열리고 있다.
느림의 미학,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여행지
우아한 인생을 살고 싶은 당신. 소소한 일상과 천천히 흐르는 시간에서 행복을 느끼고 싶은 당신에겐 이런 여행지가 제격이다.
■ 700년의 세월만큼 천천히 머물러 보는 도쿠겐인 : 시가 세이류지 도쿠겐인
시가 마이바라에는 700년이 넘은 고찰 세이류지 도쿠겐인이 자리잡고 있다. 절 내에 있는 묘소는 국가와 현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다. 봄에는 핑크빛으로 빛나는 벚꽃, 여름에는 더위를 잊게 만드는 푸르른 이끼, 가을에는 붉게 물든 단풍, 겨울에는 눈이 만들어낸 은빛 세계가 펼쳐진다. 그런 까닭에 저마다 다른 사계절의 풍광을 즐기려는 여행객들의 방문이 일년 내내 이어지고 있다. 700년 고찰과 함께 즐기는 다도의 여유도 당신의 발걸음을 붙잡을 것이다.
영화 속 주인공을 꿈꾸다
의리와 우정으로 똘똘 뭉친 30년 지기 고교 동창들과 여행을 계획하는 당신이라면 이곳을 찾아가보라.
■ 평범한 마을 속에 숨겨진 비경과 노천탕 : 히로시마 후쿠야마 온천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의 배경이 된 항구 마을 도모노우라. 이곳은 유서 깊고 아기자기한 건물들의 독특한 분위기가 특히 매력적이다. 도모노우라 인근에는 여관 ‘미기와테이 오치코치’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 곳 전 객실에선 지역 명물인 ‘세토내해(瀨戶內海)에 떠있는 벤텐지마(弁天島)’와 바다를 바라보면서 노천탕을 즐길 수 있다. 상쾌한 바다, 밤이면 찬란하게 빛나는 벤텐지마,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은 마을과 함께 다양한 해산물과 술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청춘의 설렘을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묘미이다.
■ 아기자기한 아이스크림과 함께 하는 거리구경 : 가가와 오이리 아이스크림
가가와 서쪽 지역에선 예로부터 ‘오이리’라는 쌀과자를 결혼식 답례품으로 주었다고 한다. 그 오이리를 아이스크림 위에 얹은 것이 바로 ‘요메이리 오이리 아이스크림’이다. 요메이리(嫁入り)는 ‘시집 간다’는 뜻. 알록달록한 오이리 아이스크림이 예쁘고 귀여워 여성들과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한다.
■ 입체적 디자인 갖춘 이색 도서관 체험 : 기후 미디어코스모스
기후에 위치한 미디어코스모스는 도서관, 시민활동센터, 다문화교류센터, 전시 공간 등이 한데 모인 복합시설이다. 이 곳에서 가장 유명한 건 2층에 자리 잡고 있는 시립도서관의 독특한 실내 인테리어다. 2층에 올라가면 외관과는 사뭇 다르게 많은 목재가 사용돼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내는 넓은 공간을 만날 수 있다. 마치 거대한 샹들리에처럼 보이는 ‘글러브’ 11개는 분위기를 압도한다. 이 물체는 낮에는 햇빛을, 밤에는 불빛을 분산시키는 역할을 한다. 카페나 편의시설도 잘 조성돼 있어 지역 주민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도 ‘한 번 쯤 들려볼 만한 장소’로 입소문이 퍼지고 있다.
서울경제 포춘코리아 편집부 / 김병주 기자 bjh1127@hmgp.co.kr, 자료제공 일본관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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