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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흥식 "배당 대신 자본 확충을"

은행 "지나친 경영간섭" 부글

순익 증가에 연말 고배당 차단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올해 말 실적 잔치에 들뜬 은행들에 대해 고배당을 자제하라고 경고했다. 대신 내년 강화된 자본규제인 바젤Ⅲ 도입에 대비해 자본을 더 확충하라고 요구했다. 은행권은 금융당국이 가산금리 인하에 이어 배당까지 관여하는 것은 지나친 경영 간섭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최 원장은 16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은행의 순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등 영업실적이 개선됐다”며 “배당정책은 각 은행의 경영상 자율 결정사항으로 존중돼야 하지만 향후 바젤의 자본규제 강화에 대비해 내부 유도 확대를 통해 자본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 3·4분기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면서 배당성향을 높일 가능성에 대해 쐐기를 박은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특히 일부에서 은행들이 손쉬운 주택담보대출 등을 통한 이자 장사로 배를 불렸다는 비판이 나오자 금융감독당국이 고배당에 선제적으로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하에다 주주가 있는 민간 은행에 배당 간섭까지 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발끈하고 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의 자율 경영뿐 아니라 고배당주의 투자 비중이 높은 은행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면서 “배당에 관여하는 건 지나친 느낌이 있다”며 촉각을 세웠다. 최 원장은 “실적 개선을 두고 은행들이 가산금리 상승을 통한 이자 장사에 치중한 결과라는 대외적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사고 리스크에 대한 엄정 대처도 강조했다. 최 원장은 “최고경영자(CEO) 교체기, 연말 연초 등 어수선한 분위기로 금융사고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금융사가 자체적으로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며 “금융사고 등에 따른 시장질서 교란 행위나 금융소비자 피해 등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근 인가된 초대형 투자은행(IB)의 경우 건전성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적극 살필 계획이라고도 했다. 그는 “자본규제 정교화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증권사의 영업 특성 차이를 고려한 자본 적정성 규제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부원장보 이상급 임원진 인사에 대해서도 최 원장은 “다음주면 임원분들 모두 퇴임을 할 예정”이라며 전원 교체를 시사했다. 그는 또 “여성 임원은 모시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신임 금감원 수석부원장에 유광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자본시장담당 부원장에는 원승연 명지대 교수가 임명됐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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