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증권사의 브라질 채권 판매액은 4조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판매액이 약 8,7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5배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연초부터 수익률이 급등한 까닭에 뭉칫돈이 몰려들었고 수익률도 꽤 쏠쏠했다. 지난 5월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탄핵 사태가 불거져 환율이 출렁이기는 했지만 빠르게 안정되며 다시 상승 곡선을 그렸다. 연초 기준 지난 9월 중순 브라질 국채 수익률은 15%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약세를 거듭하고 있다. 연금 개혁안 통과 가능성이 낮아진데다 원화 강세 속에 환손실도 발생했다. 이처럼 불안한 정국에 투자 경고등이 켜졌지만 오히려 국내 증권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브라질 채권 매수를 권유하고 있다. 선취 수수료가 3% 안팎이나 돼 다른 상품에 비해 수익률이 쏠쏠한 탓이다. 채권 중계액을 감안하면 증권사가 브라질 채권을 팔아서 거둔 이익만 단순 계산으로도 1,000억원이 넘는다. 정작 위기 상황인데 자신들의 배를 불리기 위한 상품 판매에만 열을 올리며 사실상 ‘묻지마 투자’를 유도한 것이다. 마치 과거 중국 펀드가 잘 팔리자 너나 할 것 없이 중국 펀드 판매에만 혈안이 됐던 것을 떠올리게 한다. 최근 중국 증시 상승으로 펀드 수익률이 높아졌지만 당시에 투자한 입장에서는 겨우 마이너스 수익률이 플러스로 회복됐을 뿐이다. 브라질 국채 투자에도 주의가 필요한 이유다.
/김광수기자 br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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