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병헌 청와대 정무수석이 검찰의 측근 비리 수사로 사의를 표하면서 후임에 관심이 쏠린다. 현재로서는 정무수석실의 한병도 정무비서관이 내부승진할 가능성이 다소 높은 분위기다. 청와대 밖에서는 강기정·최재성 전 국회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누가 되든 감사원장 국회 표결, 내년 예산안·세법개정안 국회 심사 등 과제가 산적해 험로가 예상된다.
17일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무직은 사의 표시가 사표 수리라고 본다”며 “전 전 수석이 사의를 표한 것은 안타깝지만 정무수석과 관련된 현안이 많아서 공석으로 오래 둘 일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르면 다음주 중 신임 정무수석 임명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내부 출신으로는 한 비서관이 가장 먼저 오르내린다. 이미 개인신상과 관련해 한번 검증이 됐기 때문에 결격 사유가 나올 수 있는 ‘뉴페이스’보다 안정적이다. 정권 출범 때부터 정무수석실에서 일해 업무 연속성을 살릴 수 있으며 정무비서관으로 있으면서도 주로 국회와의 소통 업무를 담당했다. 무난한 성향으로 야당과의 협치에도 큰 문제가 없으며 대선 캠프 시절부터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린 점도 강점이다. 정무수석실 선임 비서관인 진성준 정무기획비서관도 거론된다. 역시 인사 검증이 완료됐고 업무 연속성을 살릴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진보적 성향이 강해 야당과의 관계가 껄끄러워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외부수혈을 한다면 강 전 의원이 물망에 올라 있다. 19대 국회까지 3선을 한 강 전 의원은 대선 때 문 대통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수석본부장으로 있었다. 전 전 수석과 정무수석 자리를 놓고 마지막까지 경합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광주시장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역시 19대까지 3선을 한 최 전 의원도 오르내린다. 다만 현재 더불어민주당 정당발전위원장을 맡고 있고 추미애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점은 청와대로서 부담스러운 요소다. 이 외에 2선의 오영식 전 의원도 이야기가 나오지만 한국전력 사장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미지수이며 김민석 민주연구원장, 김교흥 국회 사무총장의 이름도 들린다. 일각에서는 정무수석을 현재의 대행체제로 당분간 유지하고 청와대 내 지방선거 출마 비서진을 교체할 때 임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신임 정무수석이 임명돼도 앞날은 험난하다. 청와대가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와 관련해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지 않아도 임명을 강행할 분위기여서 야당의 반발을 누그러뜨려야 한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신임 감사원장 국회 표결도 이어진다. 내년도 예산안 역시 국회 통과 법정 기한(12월2일)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최저임금 3조원 지원, 공무원 증원 등을 놓고 여야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이다.
/민병권·김현상·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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