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도체 관세를 머지않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일부 기업에는 유연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오락가락 행보에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13일(현지 시간)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러라고 저택에서 워싱턴으로 향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반도체 관세가 다음 주 발표될 것”이라며 “머지않은 미래에 시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기업에는 유연성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확실하진 않다”고 덧붙였다. 앞서 12일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반도체 관세에 대한 답을 주겠다”고 예고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아이폰·태블릿PC 등에 대한 관세 질문에도 “곧 발표될 것이고 논의도 할 것”이라며 “기업들과도 이야기를 나눌 것”이라고 했다. 또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보여야 한다. 누구도 그렇게 경직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의약품과 관련해서는 “해외 기업에 관세를 부과해 미국에서 의약품을 생산하게 할 것”이라며 “전쟁이 발발하거나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중국이나 다른 나라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백악관 측의 언급을 종합하면 스마트폰·컴퓨터·반도체 등에 대한 상호관세는 부과되지 않으며 추후 품목별 관세를 적용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전자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몇 주, 어쩌면 몇 달 동안 없을 수도 있다”며 “스마트폰·컴퓨터·반도체 등의 품목 관세는 중국에 부과되는 125%의 상호관세보다는 낮을 것이 확실하다. 기업과 로비스트들에게 다양한 기준과 제외 조항을 요구할 수 있는 창구도 열리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전쟁’에 맞서 14일 베트남을 시작으로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올랐다. 가디언은 “격화된 미중 무역 전쟁 속에서 중국의 안정적 파트너 이미지를 부각하고자 하는 외교적 행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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