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003490)은 최근 시장에서 중국 해빙모드와 평창올림픽 기대감이 반영된 수혜주로 통한다. 실제 대한항공은 지난 10월 18일 2만9,400원으로 장을 마감한 이래 11월 17일 3만2,750원을 찍으며 점진적이지만 탄탄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한항공의 꾸준한 상승에는 이유가 있다. 재무구조 개선과 함께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설립 추진 등 안팎으로 기본기를 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외 환경도 우호적이다. 화물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의 20%로 타 항공사 대비 비중이 높아, 4·4분기 글로벌 화물 부문 성수기 역시 대항항공엔 호재다. 한중 관계 개선과 평창올림픽 역시 대한항공에 훈풍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적으로 대한항공은 먼저 2019년 창사 50주년을 앞두고 ‘고투베이직’이란 원칙 아래 차세대 항공기 도입, 델타와의 조인트벤처까지 조용하지만 탄탄하게 비상을 준비 중이다. 내년 1월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결국은 고객에게 명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항공사의 최종 경쟁력이란 믿음을 실천하고 있다는 평가다.
대한항공은 먼저 항공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차세대 고효율 신형기를 도입하고 있다. 지난 2015년 6월 대한항공은 국내 항공사상 최대 규모인 항공기 100대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보잉사의 B737MAX-8, 에어버스사의 A321NEO 기종 각각 50대를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한다. 신형 항공기는 현재 보유 중인 B737NG 기종을 대체해 중단거리 수요 증가에 대응한다. 올해 국내 최초로 도입한 보잉 787-9 차세대 항공기는 2019년까지 10대를 도입해 장거리 노선의 질을 높인다. 이 기종은 기내 기압·습도가 높아 쾌적하고, 연비가 20% 개선된 고효율 친환경 항공기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의 대규모 기재 도입 사이클이 일단락되면서 내년부터 항공기 투자는 연 1조5,000억원 수준으로 감소할 전망으로, 이는 안정적인 영업마진과 재무구조 개선 여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이 진행 중인 조인트벤처 설립 역시 이것이 통과될 경우 대한항공 주가에 날개가 될 전망이다. 조인트벤처가 설립되면 미국-인천-아시아 연계 노선을 구성(80여개 동남아 도시-290개 미주 도시 조합)해 태평양 노선 점유율 회복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항공과 델타는 2013년 양사 간의 코드셰어 중단 이후 동사의 미주 및 연계 노선 매출이 급감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대는 더욱 크다.
대한항공과 함께 델타항공, 에어프랑스, KLM 4개 항공사 스카이팀이 전용으로 이용하게 될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 역시 대한항공에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2여객터미널은 기존 제1여객터미널을 운영하면서 나타난 문제점을 설계 시점에서부터 대폭 보완했고, 세계적인 공항들의 장점을 벤치마킹했다. 제2여객터미널은 승객의 편의성을 대폭 확대해 키오스크(무인탑승수속기기), 셀프 백 드롭(자동 수화물 위탁)기기 추가 설치, 출입국 대기 공간 확대, 환승객을 위한 보안검색과 카운터 지역을 제1여객터미널 대비 2.4배 더 크게 만들었다. 기존 제1여객터미널에 출입국장이 여러 개로 분산돼 효율적 운영이 어려웠던 점을 감안, 출·입국장을 각각 2개씩으로 집중 배치해 대기 시간을 줄였다. 공항으로의 접근성도 강화돼, 교통센터와 여객터미널 간 이동거리가 59m로 제1여객터미널(223m)에 비해 대폭 단축된다.
대한항공은 항공운송업뿐만 아니라 항공우주 사업도 육성하고 있다. 특히 무인기 개발과 민간항공기 구조물 제작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12년 정부 주관 대형 전략급 무인정찰기 탐색 개발 사업을 완료했다.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틸트로터 무인기는 시스템 안정화와 실용화 개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유인기인 500MD 헬리콥터의 무인화 개조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또 B787 기종의 첨단 복합재 구조물, A350 기종의 카고 도어(Cargo Door), A320 날개 끝 구조물인 샤클렛(Sharklet) 등을 제작하는 민간항공기 구조물 제작 사업도 커지고 있다.
대한항공은 대규모 항공기 도입에 발맞춰 신규 노선을 지속적으로 개설하고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하는데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2014년에는 인천~휴스턴 노선을 개설했으며, 2015년에는 인천~허페이, 인천~난닝, 제주~구이양, 대구~선양 등 4개 노선을 취항 했다. 2016년 1월에는 부산~대만 노선을, 5월에는 인천~오키나와, 인천~구이양 노선, 12월에는 인천~델리 노선을 신규 취항 했고, 지난 4월에는 인천~바르셀로나 노선을 신규 취항했다.
/김보리기자 bori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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