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와 바이오주의 선전에 힘입어 코스닥이 연일 상승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코스닥 오름세를 주도하는 바이오주의 거품이 심하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 투데이포커스에서는 바이오주에 대한 거품 우려가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지, 전망은 어떤지에 대해 보도국 김성훈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최근 바이오주 주도의 코스닥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이 바이오주에 대한 거품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요.
[기자]
네 맞습니다, 코스닥 바이오주들이 코스피 우량 종목과 맞먹는 시가총액을 보이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12월 코스닥에 상장한 항암 치료제 개발 바이오 기업 ‘신라젠’의 시가총액은 오늘 기준 8조 4,722억원으로 코스닥 3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코스피 상장사와 비교해보면 시가총액이 제약사 한미약품보다 크며 지난해 1조 2,500억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달성한 CJ보다도 시총 순위가 높습니다.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의 경우도 오늘 기준 시가총액이 26조 5,818억원으로 코스피에서는 시총 7위 삼성생명과 비슷한 규모이고, 삼성물산·네이버보다도 시가총액이 높습니다.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3형제의 시총을 더하면 약 40조 2,300억원인데 이는 현대차보다 5조원 이상 큰 규모입니다.
이달 상장한 티슈진이나 바이로메드·메디톡스 등 다른 코스닥 바이오주도 코스피 대형 종목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시가총액 수준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앵커]
실적이 좋거나 예상되는 호재가 크다면 주가가 크게 뛸 수도 있는 것인데. 바이오주가 거품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기자]
네 말씀하신 것과 반대로 바이오주의 경우 실질적인 근거가 부족한 상태에서 주가만 오르고 있기 때문에 거품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것인데요.
신라젠의 경우 오늘도 장중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2012년 이후 지난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계속해서 적자를 보이고 있습니다.
아직 허가받은 의약품이 없어 매출은 부족한데 연구개발 비용은 꾸준히 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지난달 26일 3만 7,400원던 주가가 현재 7만 2,000원대로 오른 앱클론도 창업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습니다.
셀트리온제약도 3거래일 동안 주가가 67%나 올라 지난 16일 거래소로부터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고 시총도 2조원이 넘지만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7억원에 그쳤습니다.
기업의 실적은 좋지 않은데 주가만 급등하다 보니 바이오·제약주의 주가수익비율, 즉 PER도 폭등했습니다. PER은 기업의 주식 가격을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것으로 PER이 높을수록 주식이 고평가됐다는 의미입니다.
셀트리온제약의 PER은 592배가 넘고 바이로메드의 PER는 4,434배 이상이며 코미팜은 7,900배에 달합니다.
삼성전자의 PER이 약 20배임을 고려하면 얼마나 높은 수준인지 알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바이오주에 대한 전문가들의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네 실적과 주가의 차이만큼 바이오주에 대한 전망도 크게 갈리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는 바이오·제약종목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합니다.
실제로 시장의 과열 정도를 나타내는 ‘신심리도 지표’를 보면 코스닥 제약업종은 지난 16일 기준 69.3을 기록했습니다.
약 1년 5개월 만에 60선을 넘은 것인데 일반적으로 신심리도가 50을 넘으면 과열된 것으로 간주합니다.
실제로 지난 15일 경북 포항 지진 때 셀트리온 주가는 5분도 안 돼 5% 가까이 떨어지며 투자심리가 과열돼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바이오주 주가 양상이 2000년대 IT버블과 유사하다”며 “거품이 빠진 결과는 참혹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반면 바이오주가 오름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KB증권은 “2018년 제약바이오 업종의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각각 15.6%·24.8% 성장할 것”이라며 “가파른 실적 상승으로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한국투자증권도 “정부가 바이오·제약 산업 지원 방안을 잇달아 발표하고 있어 관련 업종 주가가 정책 수혜를 계속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정부는 지난 15일 라마다서울호텔에서 ‘제2차 제약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전망이 엇갈리는 만큼 코스닥 제약·바이오주에 투자할 때에는 주의해야 할 것 같습니다.
[기자]
네 맞습니다. 투자전문가들은 “바이오·제약 업종의 경우 전문가가 아니고서는 바이오주의 투자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워 시장을 떠도는 거짓 정보에 현혹되기 쉽다”고 지적합니다.
현재 온라인 투자 게시판 등에는 “특정 업체가 개발 중인 치료제가 임상시험에 성공만 하면 대박이 날 것”이라는 식의 정보가 넘쳐나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증권사 보고서 등의 신빙성 있는 자료는 매우 적습니다.
따라서 “투자 열풍에 휩쓸려 바이오주에 편승하기보다는 구체적인 실적 전망 등을 확인한 후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앵커]
코스닥 바이오주의 거품 우려에 대해 보도국 김성훈기자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기자]
고맙습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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