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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DNA' 갖춘 스타트업, 161억弗 글로벌 바이오 시장 戰士로

●'바이오인포매틱스 사관학교' 된 삼성종기원

김진한 삼성종기원 연구팀, 퇴사 뒤 스탠다임 창업

신규 AI 신약개발 서비스 출시로 글로벌 무대 노크

뷰노·셀바스AI도 딥러닝 등 삼성기술 바탕 날갯짓





김진한 스탠다임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에든버러대에서 인공지능(AI)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돌아와 삼성종합기술원에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연구에 몰두했다. 삼성종기원 내 다른 팀과의 협업 과정에서 송상옥(현 스탠다임 COO) 연구원과 윤소정(현 스탠다임 CRO) 연구원을 만나 딥러닝을 활용해 컴퓨터상에서 DNA를 손상하고 복원하는 시뮬레이션을 연구했다. 지난 2014년 말 함께 진행하던 연구 프로젝트가 종료되자 이들은 ‘도원결의’를 했다. 창업을 결심하고 2015년 4월 말 회사를 나온 후 불과 나흘 뒤에 스탠다임을 창업했다.

뷰노의 이예하 대표와 김현준 최고전략책임자(CSO) 등 창업 멤버도 삼성종기원에서 음성 인식에 딥러닝을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다가 2014년 창업했다. 이 외에도 생리컵에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부착해 생체 데이터를 분석하는 룬컵, 개인의 건강검진 기록을 입력하면 발병 확률을 예측하는 솔루션을 개발한 셀바스AI에서도 삼성종기원 출신의 개발자를 영입해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모두 삼성종기원에서의 연구 경험이 유전자 정보와 건강 관련 데이터를 AI 및 딥러닝으로 빠르게 처리하는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로 이어진 셈이다.

바이오인포매틱스는 AI 등 정보기술(IT)을 바탕으로 유전자 정보와 건강 관련 데이터를 적은 비용에 빠르게 처리하는 것으로 최근 세계적으로 부상하고 있는 분야다. 전통적인 IT 분야는 방대한 데이터와 기술력을 확보한 구글·페이스북·애플 등이 선점해 새롭게 ‘대박’을 터뜨리기 어렵다. 반면 바이오 헬스케어 분야는 데이터가 풍부하지만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기술력과 솔루션 등이 이제 개발 단계라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IT 분야 기술력을 갖춘 개발자들이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로 속속 진출하는 이유다.

국내에서 선제적으로 AI 연구를 시작해 우수한 개발인력을 확보한 삼성종기원 출신들이 바이오 분야로 진출해 종횡무진하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업계에서는 더 많은 성공 사례들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미국에서 벤처캐피털로 활동 중인 브라이언 강 노틸러스벤처파트너스 대표는 “빅데이터 분석, 머신러닝, AI 등을 활용해 암 진단, 치료법 등을 알려주는 서비스들이 앞으로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해외에서는 IT 기업들이 기술력을 기반으로 해당 분야에 직접 뛰어들고 있다. IBM·노키아·구글 등은 컴퓨터·네트워크·시스템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바이오에 결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데 적극적이다. IBM은 AI 솔루션인 왓슨 외에 슈퍼컴퓨터를 개발해 유전자 코드 등을 분석하고 있고 노키아 역시 헬스기기 스타트업 등을 인수하며 관련 솔루션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구글은 2015년 생명과학 부문 자회사 ‘베릴리’를 독립시키고 의료기기를 개발해 건강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찍이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2015년 “AI를 이용해 매일 몸 상태를 확인하는 헬스케어 시스템이 등장할 것”이라며 개발 중인 헬스케어 사업의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머신러닝으로 환자 정보를 분석해 암 면역요법을 개발하는 기업, 유전자 진단검사를 개발하는 기업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미국 정부 차원에서는 국립보건원·국립의료박물관이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에 연간 25만달러를 지원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모두 세계적으로 성장 추세인 바이오 인포매틱스 시장에서 경쟁력을 놓칠 수 없다는 전략에서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마케츠에 따르면 바이오인포매틱스의 세계 시장규모는 지난해 62억달러에서 오는 2021년 161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국내에서는 뷰노와 스탠다임 등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기술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스탠다임은 최근 ‘헌터(Hunter)’와 ‘익스팬더(Expander)’라는 이름의 신규 AI 신약개발 서비스를 출시했다. 제약사들이 이미 갖고 있는 약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데 AI 기반으로 약물 데이터를 분석해주고 특정 질병이나 희귀 질환 등의 약물 후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다. 스탠다임 관계자는 “서비스를 출시한 지 보름밖에 안 돼서 아직 사용하고 있는 제약사는 없지만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특히 일본 제약회사에서 관심이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뷰노도 필립스 출신 전문 인력을 영입하는 등 수익 창출을 위해 여러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바이오 업계의 관계자는 “LG화학이 전통적인 바이오 분야의 창업사관학교라면 삼성종기원 출신들은 바이오기술(BT)과 IT를 접목한 분야에서 창업이 활발하다”면서 “유망 분야인 바이오인포매틱스 분야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영기자 ji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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