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게임업계 최초로 연 매출 2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넥슨과 넷마블이 같은 모바일 RPG(Role Playing Game·역할수행게임) 장르인 ‘오버히트’와 ‘테라M’을 같은 날 출시하며 연말 흥행몰이에 나선다. 지난 3·4분기까지 양사 간 매출 격차가 500억여원에 불과해 이들 신작의 흥행 성적은 업계 1위 자리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보여 연말 게임업계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에 두 회사는 추성훈과 거스 히딩크를 앞세워 한치 양보없는 경쟁에 돌입했다.
2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넷마블은 오는 28일 각각 모바일 게임 ‘오버히트’와 ‘테라M’을 내놓을 계획이다. 넷게임즈가 개발하고 넥슨이 퍼블리싱을 맡은 캐릭터수집형 RPG 오버히트는 ‘HIT’의 후속작이다. 개성 강한 120여 종의 영웅 캐릭터와 캐릭터 조합·진형 배치에 따른 전략 전투 시스템, 화려한 영상 효과가 장점이다. 넷마블이 선보이는 테라M은 온라인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테라의 지식재산권(IP)를 활용한 모바일 MMORPG다. 넷마블은 풀3D 화면과 다양한 전장 등 다채로운 콘텐츠를 바탕으로 지금까지의 모바일 게임과 차별화되는 온라인 게임 수준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직 정식 출시 전임에도 두 신작 간 경쟁으로 게임업계는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오버히트는 지난 달 31일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한 지 6일만에 사전 예약자 수 50만명을, 3주 만에 100만명을 넘어서며 흥행을 예고했다. 테라M 역시 지난 9월 사전예약 4일만에 50만명을 돌파한데 이어 두달만에 200만명을 넘어서는 등 출시 전부터 이용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19일 막을 내린 ‘지스타 2017’에 마련된 오버히트와 테라M 시연 부스는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
특히 두 작품은 넥슨과 넷마블의 4·4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쳐 업계 1위 자리의 향방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돼 게임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넥슨이 2010년대 들어 매출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넷마블이 ‘리니지2 레볼루션’ 등 모바일게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성공하며 지난 2·4분기 처음으로 분기 매출에서 넥슨을 넘어서는 등 턱밑까지 추격한 상태다. 지난 3·4분기까지 넥슨과 넷마블의 누적 매출은 각각 1조8,559억원와 1조8,090억원으로 4·4분기 성적에 따라 언제든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두 회사는 각각 히딩크(오버히트)와 추성훈(테라M)을 광고모델로 기용해 마케팅 전쟁을 펼치는 중이다.
같은 장르에서 두 회사가 정면 승부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5년 11월에 넷마블과 넥슨은 각각 ‘이데아’와 HIT를 2주 간격으로 선보이며 국내 모바일 게임 패권을 두고 정면으로 격돌한 적이 있다. 당시 승부는 HIT의 우위로 끝났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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