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가계대출 규제로 직격탄을 맞은 저축은행들이 이번엔 초대형 투자은행의 등장으로 위기감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최근 저축은행들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대출을 늘리고 있는데, 초대형투자은행도 이 사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리포트입니다.
[기자]
정부의 규제로 주 수입원인 개인신용대출 축소가 우려된 저축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을 확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최근 출범한 초대형 IB가 중소기업 자금공급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가계대출 총량규제로 개인대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내년부터 법정최고금리가 24%로 인하되는 상황에서 저축은행은 개인대출의 대안으로 중소기업대출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자산규모 상위 5대 대형저축은행 모두 올해 2분기 중소기업대출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두 자릿수 비율로 늘렸습니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액은 25조2,35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했습니다. 2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41% 증가한 수치입니다.
금융당국은 최근 주요 5개 증권사를 초대형 IB로 지정한 데 이어 단기금융업 허가를 고려 중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인가를 받았고 나머지 4개사도 결격사유가 없는 한 단기금융 영업이 가능해질 전망입니다.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은 증권사는 만기 1년 이내 자기자본의 두 배까지 어음 발행을 할 수 있음은 물론 할인과 매매, 중개, 인수, 보증 등 업무가 가능해집니다.
초대형IB가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고 중소기업 투자를 활성화하라는 정책 취지에 맞게 중소기업 대출 확대에 나서면 저축은행이 경쟁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특히 초대형IB의 발행어음을 통한 조달금리는 연 1.8%에 불과해 시중은행과도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입니다.
중소기업대출 확대로 수익성 악화 위기를 타개하려던 저축은행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양한나기자 one_shee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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