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로게인’이라는 바르는 탈모 치료제가 국내에 출시됐다.
사실 로게인은 최근 만들어진 새로운 약이 아니라 이미 30년 전에 출시된 탈모 치료제다. 국내에서 미녹시딜계로 불리는 약품들과 동일한 성분을 가지고 있다.
로게인은 그동안 국내 수입이 안 돼 남대문 상가에 가서 사오는 분들을 보곤 했다. 미녹시딜계 타제품들과 비교해보면 로게인의 효과가 더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로게인의 장점은 겔 형태가 아니라 폼 형태로 되어있기 때문에 도포 후에 끈적임 등 불쾌감이 적다는 점이다.
시중에 수많은 탈모 치료제나 치료기구들을 볼 수 있지만, 탈모치료 효과에 대해 제대로 검증을 받은 제품은 드물다. 검증받지 않았다고 치료 효과가 아예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효과가 없을 확률이 높고 효과가 있더라도 미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으려면 탈모치료 효과도 있어야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확률이다. 즉 100명을 치료해서 한두 명 효과가 있는 약이라면 승인을 받을 수 없다. 미녹시딜은 100명을 치료했을 때 40~50명 정도가 유의한 효과를 보인다.
의학적으로 탈모는 질환이 아니라 증상이기 때문에 치료 이전에 진단이 필수적이다. 가령 폐렴 환자가 기침 증상이 있다고 해서 기침약만 먹는다면 오히려 병을 악화시키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렇지만 탈모의 원인은 다양하고 명확하게 진단 내리기 쉽지 않아서 미녹시딜 같은 탈모 증상 치료제는 여러 원인의 탈모에 광범위하게 유효하다. 여성 탈모의 경우 대부분 미녹시딜을 먼저 시도해 보는 것이 좋지만, 유전 등에 의한 남성형 탈모의 경우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나 아보다트라는 특효약이 있기 때문에 미녹시딜은 차선책이다. 프로페시아와 미녹시딜을 같이 하면 더 효과가 좋다는 연구 결과가 있지만 프로페시아 단독으로 치료받았을 때와 효과 차이는 크지 않다.
모든 약품은 성분명과 상품명을 가지는데 로게인이 상품명이라면 미녹시딜은 성분명이다. 예를 들어 콜라를 성분명이라고 봤을 때 코카나 펩시가 상품명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미녹시딜은 미국 FDA 승인을 받은 몇 안 되는 탈모 치료제이지만 일반 의약품이기 때문에 약국에서 의사의 처방전 없이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미녹시딜계 약품들은 로게인과 미녹시딜을 비롯해 나녹시딜, 나니녹실, 다모실, 마이녹실, 마이딜, 메디녹실, 모바린, 목시딜, 백일후애, 볼두민, 카파시딜, 카필러스, 케어모, 케이녹시 등이 있는데 제약회사별로 상품명이 다를 뿐 치료 효과는 대동소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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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건 원장은…
▲가톨릭의과대학 졸업 ▲옥건헤어라인의원 원장 ▲국제모발이식학회(ISHRS) Best Practical Tip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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