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철강 업계에 따르면 넥스틸은 포항에 위치한 공장 3곳 중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넥스틸은 유정용강관을 생산하는 업체로, 생산 물량의 80~90%를 미국에 수출해왔다. 유정용강관은 셰일오일 등 원유를 뽑아낼 때 쓰인다.
넥스틸이 공장 이전을 검토하는 이유는 미국발 통상 압력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대한 1차 연례 재심에 나섰던 미국 정부는 지난 4월 넥스틸에 기존보다 세 배 가까이 오른 24.92%의 반덤핑 관세를 매겼다. 미국 정부는 2014년 처음으로 한국산 유정용 강관에 반덤핑관세를 부과한 이후 1년 단위로 재심을 진행하고 있다. 넥스틸 관계자는 “미국 정부가 유정용강관의 소재인 열연 코일을 포스코에서 구매한 가격과 한국의 낮은 전기 요금을 문제 삼더니 결국 관세 폭탄을 던졌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반덤핑 관세 판정으로 넥스틸은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해 미국 유정용 강관시장에 22만톤 가량을 수출했으나 올 하반기 들어 수주 실적이 전무하다. 설상가상으로 2차 재심에 나선 미국 정부가 지난달 예비 판정에서 46.37%의 관세를 매기면서 불안감은 더욱 고조된 상태다.
넥스틸 관계자는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전 자체는 불가피 해보인다”며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팽배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말했다.
/김우보기자 ub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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