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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율마감] 금리인상에도…금통위 소수의견·‘비둘기’ 신호에 원달러환율 11원 급등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삼성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이 6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30일 원화가 약세로 돌아서면서 달러 대비 환율이 11원 넘게 뛰어올랐다. 한은이 추가 인상에는 신중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시장에 ‘비둘기’적 신호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원40전 오른 1,088원20전에 거래를 마쳤다. 한은이 원화의 몸값을 올렸음에도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오히려 떨어진 것이다. 이는 시장이 한은의 금리 인상을 이미 반영하고 있었던데다 한은이 추가 인상을 신중하고 점진적으로 할 것이란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 앞서 시장 참가자들은 역외 시장에서부터 원화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미 한은의 금리 인상 기대가 반영돼 시장금리와 원화 몸값도 한껏 오른 상태였기 때문이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북한이 75일 만에 미사일 발사 도발을 재개했음에도 원화 강세 기대와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1,080원이 깨지며 2년7개월 만에 최저치로 급락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새벽 금통위를 앞두고 원화 매도물량이 쏟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서울외환시장 개장 전에 이미 오름세를 보였다.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전날보다 4원70전 오른 1,081원50전에 거래를 시작하며 개장과 동시에 1,080원을 회복했다. 이후 한은이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를 인상하면서 최근 지나치게 가팔랐던 원화 강세도 변동폭을 다소 되돌렸다.



특히 한은이 통방 결정문에 “통화정책의 완화기조를 유지해나갈 것”이라며 “완화정도의 추가 조정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명시한 것을 시장은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 신호로 받아들였다.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 됐던 상황에서 시장이 확인할 것은 향후 인상 속도에 대한 시그널이었는데, 한은이 ‘완만하게 갈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6년5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이 금통위 만장일치가 아닌 조동철 위원의 금리동결 소수의견 제시와 함께 이뤄졌다는 점도 ‘속도 조절’ 의지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실제 소수의견이 있었다는 사실이 공개된 직후인 오전 11시49분 쯤에는 숏커버가 쏟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일시적으로 1,090원20전까지 급등하기도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시장은 만장일치 여부와 다음 인상시기를 가늠하고 있었는데 기대보다 한은 금통위가 더 비둘기적으로 나오면서 원화 차익실현 매물이 급증했다”면서 “다만 11원 이상 오르면서 지나친 상승세에 시장도 부담을 느낀데다 수출업체 네고 물량도 나와 1,090원선 회복은 못했다”고 전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가 금통위 후 기자간담회에서 “금번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 신중히 판단해 나가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시장은 내년 상반기 추가 인상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고 판단했다. 김진평 삼성선물 연구원은 “이주열 총재가 이번 금리 인상의 영향을 살펴보겠다고 한 만큼 그를 반영해 2018년 경제전망을 발표할 내년 1월에 추가 금리 인상을 하기엔 상당히 부담스러울 것”이라며 하반기 1차례 추가 인상을 예상했다. 임지원 JP모건 이코노미스트도 “두 번째 금리 인상은 내년 2·4분기 후반이나 3·4분기 초반에나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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