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B투자증권이 오는 4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하면서 권성문 회장과 이병철 부회장 간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일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임주재 사외이사(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가 ‘경영 현황 점검’을 이유로 이사회 소집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증권가에서는 권 회장의 대학 선배로 이사회 내 권 회장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는 임 사외이사의 임시주총 소집으로 최대주주인 권 회장과 2대 주주 이병철 부회장 사이의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교보증권 출신인 최석종 사장과 함께 지난해 KTB투자증권에 이사로 선임되면서 KTB투자증권을 대체투자 전문 증권사로 키우고 있었다. 올 3·4분기 기준 누적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늘어난 265억원 기록했다. 이 부회장과 최석종 사장이 주도하는 투자은행(IB) 부문이 3·4분기 전체 수수료 수익에서 76%를 차지하는 등 실적 증가분의 대부분이 IB 부문에서 발생했다.
동시에 이 부회장은 1년 이상 이례적으로 장내에서 KTB투자증권 주식을 매입하며 지분을 16.39%까지 늘려 2대 주주로 올라섰다. 권 회장은 21.96%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분 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인데다 최근 권 회장이 횡령·배임 및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어 권 회장 측이 위협을 느끼고 이사회에서 이 부회장을 해임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꾸준히 제기돼온 경영권 분쟁이 이번 이사회 개최로 각종 추측이 난무하자 이사회 소집을 요구한 임 사외이사는 회사 측에 “이사회 소집은 경영권 분쟁과 관계가 없다”며 “단지 최근 회사 경영에 대해 이사진이 모여 대화를 할 수 있게 만들자는 취지였다”고 입장을 밝히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현재 KTB투자증권 이사회는 권 회장과 임주재 고문, 김용호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정기승 전 현대증권 감사위원, 이훈규 전 법무법인 원 고문, 이병철 부회장, 최석종 사장 등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는 이 부회장과 최 사장, 정기승 감사위원을 제외하고 4명이 권 회장 측근으로 분류된다.
/박호현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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