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경제(Sharing Economy)’란 키워드 하나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1세대 공유경제 기업이라 불리는 우버(UBER)와 에어비앤비(Airbnb)는 창업 몇 년 만에 공유경제 산업의 확장을 선도하는 기업이라 평가받고 있고, 가까운 나라 중국은 ‘가족 빼고 뭐든 다 공유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공유경제가 국가 핵심 성장전략으로서 위치를 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얘기일까요? 최근 국내 유명 차량공유 플랫폼 회사가 서비스 확대를 두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는 일이 있었습니다. 시범 서비스 하루 만에 규제에 나선 서울시의 신속한(?) 대처가 논란이 됐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럴 거면 왜 창업하라고 이야기했느냐”면서 고개를 저었습니다.
사실 공유경제 기업을 둘러싼 논란들이 한국에서만 해당하는 얘기는 아닙니다. 한국에서는 규제 때문에 논란이 됐지만, 해외에서는 몰카나 난폭운전·해킹 등 각종 불법과 범죄에 노출돼 잡음이 커지고 있습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기업들은 “개인사업자일 뿐”이라며 책임을 회피해왔습니다.
공유경제 개념을 초기부터 만들어왔던 요하이 벤클러 교수는 이를 두고 “우버 같은 시스템은 소비자나 기업에는 혜택이 되겠지만 노동자의 지위를 약화한다”면서 “우버가 무슨 공유경제 기업이냐”고 비판합니다. 지난 미 대선에서도 힐러리 클린턴 당시 후보가 “우버 같은 ‘임시직 경제(gig economy)’는 좋은 일자리 창출을 막는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경향을 뒤집는 판결도 나와 주목받았습니다. 지난달 11일 영국 런던 고용재판소가 “우버 운전기사들도 법적인 보호를 받아야 하는 종업원”이라고 판결을 내렸습니다. 그동안 우버 시스템이 ‘노동 착취적’이라는 비판론자들의 주장에 힘이 실리게 된 것입니다.
그럼에도 공유경제는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나갈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영국 디지털테크 분야 시장분석업체 주니퍼리서치에 따르면 관련 플랫폼 시장 규모가 현재 186억달러에서 5년 안에 402억달러로 크게 성장할 전망입니다.
벤클러 교수는 공유경제의 의미를 이렇게 정의합니다. “공유경제의 기본은 경제적 교환이 아니라 사회적 교환이 핵심이다. 소비자와 노동자의 지위를 모두 향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겠지만 아직 그런 모델은 보지 못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유경제’ 산업, 우리는 얼마나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을까요.
/강신우기자 see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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