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협착증 환자를 진단할 때 척추관보다는 경막낭(척수신경을 감싸고 있는 경막 안쪽)의 단면적을 측정하는 게 더 정확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4일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김영욱 마취통증의학과 교수에 따르면 이런 연구결과가 담긴 논문이 이달말~다음달 초 미국의 주간 학술지 ‘메디슨’(Medicine)에 발표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척추관협착증 환자 135명, 정상인 130명의 허리뼈 자기공명영상(MRI)을 토대로 경막낭과 척추관의 단면적을 계산해 환자를 환자로 정확하게 진단해내는 비율(민감도)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경막낭 단면적의 민감도가 80%로 척추관 단면적(74.8%)보다 우수했다.
척추관협착증은 척추 주변 근육·인대가 퇴행성 변화로 두꺼워져 척추 속 신경길인 척추관 등이 좁아져 신경이 눌리면서 생긴다. 오래 서 있거나 걸으면 허리·엉덩이에서 시작해 점차 다리로 뻗치면서 허벅지가 땅기고 종아리에서 발바닥까지 저리고 시린 통증, 감각장애 등이 나타난다. 퇴행성 질환으로 대개 40대에 요통으로 시작해 50~60대에 악화한다. 심해지면 쉬지 않고 걸을 수 있는 보행거리가 점차 100m·50m 식으로 짧아진다.
척추관협착증 진단은 보통 환자의 증상에 대한 진찰, MRI·컴퓨터단층촬영(CT) 영상 등을 활용한다. 하지만 짧은 진료시간 안에 의사가 직접 단면적 계산까지 해야 하고 의사에 따라 선호하는 진단 방법도 달랐다. 그래서 어떤 단면적을 기준으로 진단하는 게 좀 더 정확한지 알 필요가 있었다.
김 교수는 “척추관협착증을 가장 정확하게 진단하는 방법이 경막낭 단면적 측정법이라는 사실을 세계 처음으로 입증했다”며 “임상현장에서 척추관협착증을 보다 신속·정확하게 진단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의 논문은 심사를 맡은 가르시아 라라 교수(스페인 발렌시아대학)로부터 “임상적으로 까다로운 척추관협착증 진단에 새로운 데이터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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