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합의안에 따르면 77개 대기업에서 약 2조3,000억원의 세 부담이 늘게 된다. 당초 정부·여당이 추진했던 방안은 129개 기업, 세 부담 2조6,000억원이었다. 인상의 영향을 받는 기업은 절반 가까이 줄었지만 세 부담은 3,000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세금 부담이 일부 기업에 편중되는 현상이 더 강해졌다고 볼 수 있다.
대상 기업이 줄었어도 삼성전자·현대자동차·한국전력·SK하이닉스·한국수력원자력·LG화학·현대모비스·기아자동차·이마트·SK텔레콤 등 법인세 상위 10대 대기업은 모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예산정책처의 법인세 비용 추산치를 근거로 계산해보면 삼성전자는 세 부담이 4,327억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법인세 상위 10대 기업의 세 부담은 총 1조3,827억원이다.
여기에 연구개발(R&D)·생산성향상시설·안전시설·환경보전시설 투자 등에 대한 세액 공제도 줄어들 것이 유력해 대기업들의 세 부담은 이보다도 클 것으로 보인다.
인수합병(M&A) 때 세제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은 기존 정부안보다 다소 완화됐다. 정부는 세법 개정안에 세금 납부를 미뤄주는 ‘적격 합병’ 요건에 피합병 기업 등이 근로자의 80% 이상을 승계하고 이를 3년 동안 유지한 경우를 추가하는 방안을 추가했다. M&A 때 최대한 고용을 유지하라는 메시지인데 재계에서는 “인력 감축이 일정 부분 불가피한 M&A 때 고용 유지를 강제하면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활성화에 걸림돌이 된다”고 반발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고용유지 적격합병 요건을 ‘합병 후 3년간 합병회사와 피합병회사 종업원 합계의 80% 이상 유지’로 완화하기로 합의했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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