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고소득자에 대한 소득세 인상안을 정부 원안 그대로 처리하기로 합의하면서 과세소득 3억원이 넘는 사람은 세 부담 증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번에 합의된 소득세 인상안은 과세소득 3억~5억원 구간의 세율을 38%에서 40%로, 5억원 초과는 40%에서 42%로 올리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약 9만3,000명이 1조1,000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한다.
세부적으로 3억원에서 5억원 사이 고소득자 5만1,000명의 추가 세 부담은 980억원이다. 한 사람당 약 192만원 꼴이다. 단 여기서 과세소득 3~5억원은 소득 3~5억원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소득에서 각종 인적 공제, 연금보험료 공제 등을 빼고 남은 액수가 3억~5억원 구간인 사람이 해당된다. 소득이 3억원 언저리인 사람은 공제액이 얼마냐에 따라 세금 인상의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과세 소득 5억원을 넘어가는 사람은 세금 부담이 훨씬 크다. 대상 인원 4만2,000명의 추가 세 부담 9,800억원으로 1인당 평균 2,300만원 정도를 더 부담해야 한다.
개인별로 세금 부담 증가 예상 시나리오를 그려보면 1년에 3억9,200만원을 벌고 4인 가족에 홑벌이인 대기업 임원 A씨는 지금까지는 소득세로 1억1,360만원 정도를 납부하면 됐지만 앞으로는 세금이 1억1,460만원으로 100만원 늘어난다.
근로소득이 4억4,500만원일 경우 세액은 현행 1억3,260만원에서 1억3,460만원으로 200만원 증가하고 5억5,000만원이면 1억7,060만원에서 1억7,460만원으로 400만원 뛴다. 7억6,100만원이 되면 인상분은 800만원이다.
10억원이 넘어가면 소득세 증가분도 훌쩍 커진다. 총급여가 10억7,300만원인 기업인 B씨(가족 사항은 A씨와 동일 가정)는 지금은 소득세가 3억7,060만원이지만 앞으로는 3억8,46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추가 세 부담만 1,400만원에 이르는 것이다.
20억원이 넘으면 3,400만원, 30억원대가 넘으면 5,400만원까지 추가 세금이 불어난다. 금융사나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 등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업소득자의 경우는 소득 대비 증가분이 근로소득자보다 많다. 종합소득이 3억5,600만원이면 소득세가 100만원 늘어나고 4억600만원이면 200만원, 50억600만원이면 400만원 증가하는 식이다. 사업소득자도 소득이 10억원이면 세금이 1,400만원으로 1,000만원을 돌파하고 20억원 3,400만원, 30억원 5,400만원 등이다. 변호사 같은 전문직 종사자나 연예인들이 여기 해당된다.
앞서 처리된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 축소도 고소득자들에게는 타격이다. 현재 상속·증여세를 자진 신고하면 7% 세금을 깎아주고 있는데 국회는 이 비율을 내년 5%, 2019년 이후에는 3%로 낮추기로 했다. 상속재산가액이 50억원(상속인이 배우자와 자녀 2인)이면 지금은 공제액이 1억1,000만원이지만 내년에는 공제액이 8,000만원, 2019년에는 5,000만원으로 줄어든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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