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우리나라 서비스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내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줄어들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비롯해 우리나라를 찾는 외국인 여행객은 줄고 최장기 황금연휴에 해외로 나가는 여행객은 늘어난 여파다. 68개월 연속 경상수지 흑자 행진은 이어졌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7년 10월 국제수지’ 잠정치에 따르면 올 10월 상품과 서비스 등을 포함한 경상수지 흑자는 57억2,000만달러로 집계됐다. 68개월 연속 사상 최장 흑자 기록은 이어졌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76억9,000만달러)에 비하면 흑자 폭은 쪼그라들었다. 6개월 만에 가장 작은 규모다.
서비스수지 적자가 사상 최대 적자를 낸 영향이 컸다. 여행, 지적재산권사용료, 운송 등을 포함한 서비스수지는 35억3,000만달러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17억8,000만달러)보다 적자 규모가 2배 넘게 늘었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두 번째로 큰 적자는 지난 1월 33억6,000만달러였다.
이번에도 여행수지 적자가 컸다. 16억7,000만달러로 지난 7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지난해 같은 기간(4억9,000만달러)보다 3배 넘게 늘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당국의 제재로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급감한 여파가 계속된데다 다른 나라로부터의 여행객도 발길이 뜸했다. 10월 우리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6% 감소했고, 이 중 중국인 입국자는 49.3% 줄었다.
반면 우리나라 해외여행객은 증가세가 이어졌다. 최장기 추석연휴를 맞은 지난 10월 우리나라 출국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6% 늘어난 223만2,000명이었다. 한국관광공사 등에 따르면 10월을 기점으로 올해 연간 출국자 수가 2,000만명을 넘어서면서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운송수지와 건설수지, 지적재산권사용료수지, 기타사업서비스수지도 일제히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해외광고, 컨설팅서비스, 계열사간 자금결제 등 기타사업서비스수지가 13억7,000만달러로 적자 규모가 컸다.
한편 상품수지도 86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91억6,000만달러)보다 소폭 줄었다. 긴 추석연휴로 영업일수가 4.5일 줄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늘어난 444억3,000만달러로 증가세를 이어갔다.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가 97억달러로 전년동기대비 72.7% 늘면서 호조를 주도했다. 수입은 358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시장 호조에 따라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 수요가 지속됐고 석탄·천연가스 등 에너지류 단가 상승도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급료·임금과 배당·이자 등을 포함한 본원소득수지는 11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배당금 수입 증가 등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억1,000만달러보다 개선됐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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