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타이틀 간의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게임업계에서는 광고 영상도 평범해서는 주목받지 못한다. 이용자들로부터 ‘약 빤(약을 먹고 정신이 혼미한 상태에서 만든 것 같은) 광고’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의 파격 없이는 그저 그런 광고 영상에 그치고 만다. 카카오게임즈가 지난 2일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온라인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검은 사막’의 광고 영상은 시쳇말로 ‘약 빤 광고’의 정석을 보여준다.
게임 속 새로운 여성 캐릭터 ‘란’ 출시를 기념해 만든 이번 광고 영상의 주인공은 배우 오연서다. 영상 속 오연서는 갑작스레 잡힌 광고 촬영 일정 때문에 매니저를 따라 나선다. 어떤 광고인지 묻는 오연서의 질문에 매니저는 정확한 광고 제품을 소개하지 않고 ‘사막에서 피어난 란… 무슨 화장품 광고 같던데’라는 말로 얼버무린다. 촬영감독도 오연서에게 여신스러운 표정으로 화면을 응시하면서 “란, 지금 바로 경험하세요”하고 말하는 연기를 주문한다. 오연서는 촬영하는 광고 제품이 여배우에게는 최고의 명예라는 화장품인 줄 알고 열연하지만 이후 TV를 통해 자신이 출연한 광고가 게임 속 여전사 캐릭터를 소개하는 광고임을 확인하고 충격에 빠진다.
이 광고 영상은 공개되자마자 내년 출시되는 영화 ‘어벤저스:인피니티워’ 예고 영상을 2위로 밀어내며 유튜브상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 1위를 차지했다. 3일간 조회 수가 90만건에 달하며 온라인상에서는 ‘게임 광고 중 제일 신선하다’ ‘웃겨 죽겠다’ 등의 평가가 쏟아졌다. /양사록기자 sa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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