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 주석의 최측근인 류 주임이 지난 10월 당대회에서 상무위원에 오른 한정 전 상하이시 당서기와 후춘화 전 광둥성 서기, 쑨춘란 중앙통일선전부장 등과 함께 부총리에 오를 것이라고 복수의 정가 소식통을 인용해 11일 보도했다.
SCMP는 당초 류 주임이 상무위원으로 승진한 왕후닝의 뒤를 이어 당 중앙정책연구실 주임으로 발탁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지만 시 주석이 내년 국정운영에서 금융안정을 최우선 과제 중 하나로 지목하면서 금융정책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류 주임이 이미 중국의 주요 경제정책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미쳐온 만큼 그가 금융 분야 부총리를 맡은 후 중국의 금융정책 방향이 당장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시 주석이 최근 금융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는 발언을 하고 있는 만큼 류 주임이 시 주석의 뜻을 반영해 금융위기 가능성을 차단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중국 매체들은 이달 말 열리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 지도부가 내년 3대 경제 핵심과제로 금융위기 해소와 탈빈곤·환경보호 등을 설정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시 주석처럼 청소년 시절 농촌 하방 생활의 경험이 있는 류허는 인민대 공업경제과를 마치고 미국 시턴홀대와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각각 경영학과 행정학석사 학위를 받아 경제는 물론 여러 국정 운영 이슈에서 시 주석이 가장 신뢰하는 측근으로 꼽힌다. 류 주임은 11월 새롭게 출범한 최고위 금융감독기관인 금융안전발전위원회 주임직도 겸할 것으로 보인다.
SCMP는 이밖에 차기 주자로 거론됐던 후춘화가 농업·상업·무역 분야 부총리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한정은 장가오리 전 상무위원이 담당했던 국무원 서열 2위 상무부총리직을, 쑨춘란은 교육·과학·문화 분야 부총리를 각각 맡아 4명의 현행 부총리 체제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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