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이틀 앞두고 원달러 환율이 약보합세로 출발했다. 시장의 관망심리가 짙어진 가운데 원달러 환율도 1,090원대 초중반에서 무거운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1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원70전 내린 1,091원60전에 개장했다. 이후 소폭 상승세로 전환, 오전 9시39분 현재 1,092원90전에 거래되고 있다. 주말 사이 미국 달러가 11월 고용 지표 호조와 연내 세제개편안 통과 기대감으로 강세를 이어간 점은 원달러 환율 상승 재료다. 지난주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 본격적인 연말 차익실현에 나선 외국인이 매도자금을 꾸준히 달러로 바꾸고 있는 점도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하지만 오는 12~13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시장이 본격적인 ‘대기모드’에 들어가면서 원달러 환율의 움직임도 제한될 전망이다. 이번 FOMC에서 금리 인상 자체는 기정사실화된 분위기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에 반영된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90.2%에 달한다. 금리 인상 결정이 환율의 변동성에 영향을 줄 요인은 이미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연준의 향후 추가 금리 인상 속도에 있다. 특히 최근 미국 고용·물가 지가 혼조세로 발표되면서 연준의 경기 인식과 향후 물가 전망이 어떻게 나올지에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의 11월 비농업부문 신규 고용건수는 22만8,000명으로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반면 시간당 평균 임금상승률은 2.5%에 그쳐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다.
일단 시장은 비둘기파적 시나리오에 더 힘을 싣는 모양새다. FOMC 위원들은 최근 점도표에서 내년 3회 인상을 전망했지만 시장의 예상은 1~2회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의 마지막 FOMC라는 점에 더해 파웰 신임 의장, 공석인 부의장 및 이사 선임 등 향후 다양한 불확실성이 대기하고 있으나 ‘점진적’인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올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한다”고 전했다.
FOMC전까지 원달러 환율은 실수급에 따라 좁은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상하단에 각각 수출업체의 네고물량과 외국인·수입업체의 결제수요가 대기하고 있는 점도 원달러 환율 흐름을 무겁게 하고 있다.
이날 원엔 환율(하나은행·9시 기준)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2원47원 내린 961원60전에 거래를 시작했다. 달러 강세에 따라 엔화가 상대적인 약세를 보이면서 원엔 환율도 하락세다.
/빈난새기자 binthe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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