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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퉁 5개월...中으로 돌아선 외국인 자금

7월부터 단기물중심 원화채권 매도

지난달에만 1조5,610억 팔아치워

보유잔액 8개월만에 100조 밑돌아

한국 금리인상에 메리트도 줄어

이달말 만기도래 4조 롤오버 주목





지난 7월 중국이 약 10조달러에 달하는 본토 채권시장을 개방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국내에서 유출돼 중국으로 흘러가고 있다.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금리 인상 압박이 발생하면서 외국인이 단기물을 중심으로 원화채권 매도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이달 4조원에 가까운 외국인 보유 채권이 만기를 앞두고 있는 만큼 롤오버(종목교체)에 나설지 주목하고 있다. 롤오버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채권 자금 유출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1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액은 7월 106조1,000억원에서 하락세를 이어가다 지난달 8개월 만에 100조원 이하로 떨어졌다. 외국인은 9월 말 북핵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사흘간 약 3조원에 가까운 원화채권을 팔아치우며 급격하게 국내 채권시장에서 이탈했다. 이 같은 이탈 자금은 연휴가 지난 후 소폭 회복됐지만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하고 1개월 만에 서둘러 채권 매도에 나서면서 11월 한 달간 상장채권을 1조5,610억원을 팔아치운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외국인은 잔존만기 1년 미만 채권을 1조7,830억원 매도하는 등 단기물을 중심으로 매도 압력을 키웠다.

일부 시장 관계자들은 상반기 증가세를 보이던 외국인 원화채권 보유잔액이 감소세로 돌아선 원인으로 7월부터 시작된 ‘채권퉁’을 지목했다. 중국은 그간 투자자격을 부여받은 일부 대형기관에만 본토 채권시장 투자를 허용했지만 채권퉁이 시작되며 각국 증권사를 통해 외국인이 홍콩 거래소와 연결된 상하이 거래소 채권에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채권퉁으로 중국 국채가 글로벌 벤치마크 채권 지수에 3년 내 편입될 것”이라며 “이 경우 중국 시장으로 약 2,500억~3,000억달러가량의 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국내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늘어난 이유는 만기도래, 금리 인상 등 복합적이지만 채권퉁 영향도 어느 정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서향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자금은 주로 위험자산으로 흐르기 때문에 신흥국 채권시장에 자금이 들어올 유인이 거의 없다”며 “글로벌 큰손이 우리나라 메리트가 줄었다고 판단하고 위안화 채권으로 투자 방향을 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 연구원은 “특히 중국 채권시장이 글로벌 규모로 매우 크기 때문에 매달 4조~6조원 정도가 유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연말 만기 물량이 대거 도래하면서 매도세를 키웠다. 증권사들은 이달 약 4조원에 가까운 원화채권이 만기를 앞두고 지난달부터 일부 상환을 받기 시작했다. 만기 도래물을 보유한 외국인들이 미국 금리 인상 우려에 섣불리 롤오버에 나서지 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국내 채권시장 관계자들은 최근 중·장기물을 중심으로 외국인 투자가 소폭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4~8일 사이 2019~2020년 만기 물량을 중심으로 1조2,539억원의 원화채권을 순매수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는 만기가 도래해 보유 잔액이 줄어들겠지만 연초 미국이 가파른 금리 인상을 하지 않는다면 다시 자금이 유입될 것”이라며 “12월에 단기물을 매도한 외국인이 최근 5년물 위주로 다시 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는 만큼 연초 중기물 매수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강 연구원은 “외국인 보유 물량이 대부분 단기물이고 전체 시장에서 비중이 크지 않은 만큼 채권시장 금리는 미국 금리인상 속도를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혜기자 wis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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