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의 매운 맛 전쟁이 진화하고 있다. 톡 쏘는 맛의 ‘고추냉이(와사비)’를 넣은 제품이 식품업계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가운데 기존 제품 역시 더 강한 매운 맛을 내며 새롭게 탈바꿈하는 모습이다.
농심(004370)은 최근 장수 제품인 ‘포테토칩’의 신제품으로 고추냉이를 활용한 ‘비프&와사비맛’과 ‘명란마요&와사비맛’ 2종을 출시했다. ‘비프&와사비맛’은 로스트비프맛에 고추냉이를 더해 깊고 풍부한 맛을 낸다. ‘명란마요&와사비맛’은 명란마요네즈에 고추냉이를 넣어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낸다.
이 제품의 주 공략층은 10대와 20대이다. 농심 관계자는 “최근 젊은 층이 고추냉이 특유의 알싸한 매운 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와사비와 잘 어울리면서도 맛의 차별화를 둘 수 있는 재료를 찾아 선택했다”고 전했다.
고추냉이를 넣은 제품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선보이며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단순한 짠맛, 단맛, 매운맛에 묶이지 않는 톡 쏘는 맛을 겸비했다는 특징 덕분이다. 시작은 지난해 나온 빙그레(005180)의 ‘꽃게랑 와사비맛’, 해태제과 ‘자가비 고추냉이’이었다. 지난 6월에는 오리온(001800)에서 ‘눈을 감자 와사비맛’을, 삼양식품이 ‘와사마요볶음면’을 내놓기도 했다. 외식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버거킹은 최근 붉은 대게 살로 만든 패티에 고추냉이 소스를 넣은 ‘와사비크랩버거’를 출시했다. 페리카나치킨도 지난 6월 후라이드치킨에 고추냉이 양념을 뿌린 ‘와사비톡’ 치킨을 내놓았다.
이런 가운데 기존 매운 맛을 더 강조한 제품도 잇달아 나오고 있다.
팔도는 지난달 기존 ‘틈새라면빨계떡’을 더 맵게 만들어 선보였다. 베트남 고추인 ‘하늘초’를 넣어 매운맛을 강화해 국내 판매 중인 라면 중 가장 매운 제품으로 올라섰다. 매운맛을 측정하는 스코빌지수로 따진 결과 기존 8,557SHU보다 높은 9,413SHU를 기록했다.
굽네치킨은 최근 ‘굽네 볼케이노 소스’를 단독 제품으로 출시했다. 굽네 볼케이노 소스는 식품업계의 매운맛 열풍을 일으킨 ‘굽네 볼케이노’의 마그마 소스를 그대로 구현한 제품이다. 매콤하고 화끈한 불맛이 특징으로, 반찬이나 안주, 간식 등에 양념으로 활용할 수 있다.
/박준호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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