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화성에 사람을 보내는 야심 찬 목표를 향해 45년 만에 달 유인탐사를 재개하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화성 탐사를 목표로 달 유인탐사를 재개하는 행정지침에 서명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1972년 12월11일 미국인 해리슨 슈밋이 우주선 아폴로 17호를 타고 마지막으로 달에 착륙해 탐사를 한 지 정확히 45년 만의 결정이다. 서명식에는 24년 만에 재출범한 국가우주위원회(NSC) 위원장을 맡게 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전직 우주비행사로 달에 발자국을 찍은 버즈 올드린, 해리슨 슈밋 등이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지침 서명 후 “1972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인 우주 비행사를 달로 돌려보내는 중요한 단계”라며 “이번에는 (달에) 국기를 꽂고 발자국만 남기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혀 더 큰 목표가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달 유인탐사 재개는 화성 탐사, 그리고 언제가 그 너머 많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궁극적인 임무를 위한 토대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리는 큰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정부의 달 유인탐사 계획은 미국과 전방위로 경쟁을 벌이는 중국이 지난 6월 인간의 달 착륙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히며 달 탐사 프로그램에 박차를 가하는 가운데 나왔다. 외신들은 과거 옛 소련이 최초로 유리 가가린의 우주여행을 성공시킨 데 자극 받은 미국이 아폴로 프로젝트를 추진했듯이 트럼프 정부의 달 탐사 재개는 중국이 견인한 측면이 있다고 보고 있다. 미 의회 전문지인 더힐은 “달 유인탐사를 재개하는 행정지침은 우주탐사의 선도자로서 미국의 지위를 되찾고 일자리 증진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1969년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에 처음 도착한 닐 암스트롱을 필두로 4년 동안 아폴로 프로젝트를 통해 6명의 우주인을 달에 보냈지만 예산 문제로 달 탐사를 종료했다. 1990년대 부시 행정부에서는 우주위원회도 간판을 내렸으며 2000년대 중반에 다시 달에 사람을 보내기 위한 ‘콘스틸레이션’ 프로그램을 추진했지만 이 역시 예산 부족으로 2009년 중단됐다.
트럼프 정부는 달 유인탐사의 구체적 시점이나 예산 규모 등은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첨단 우주기술 확산을 위해 민간과의 협업을 중시할 계획이다. 백악관은 이날 “우주 프로그램이 ‘실현가능한 목표’에 초점을 맞추면서 21세기 우주기술 역량을 키우는 민간 산업을 위해 인센티브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미 언론은 이르면 내년 상반기쯤 달 유인탐사의 새로운 청사진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욕=손철특파원 runir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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