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가 현재 13종인 하이브리드차(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전기차(EV)·수소연료전지차(FCEV) 등 친환경차 모델을 2025년까지 38종으로 늘린다. 특히 2종인 전기차는 총 14종으로 늘려 전기차 시장에서 세계 3위에 오르겠다는 각오다.
이기상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R&D)본부 전무는 13일 “최근 2025년까지의 개발계획을 확정하면서 친환경차 라인업을 총 38개 차종으로 확대하는 새 전략을 세웠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6월 ‘2020년까지 31종을 내놓겠다’고 발표한 데서 목표를 더 확대한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올 상반기 기준 일본 도요타에 이어 친환경차 판매량 세계 2위를 기록하자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이 전무는 “친환경차 시장은 각국의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계속 커질 것”이라며 “2025년 총 1,627만대 수준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래 친환경차의 궁극적 방향이 EV일지 FCEV일지 불확실한 만큼 HEV, PHEV, EV, FCEV 등 전 영역에서 다양한 라인업을 갖춰 대비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중에서도 전기차 모델을 2025년까지 14개로 대폭 확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2025년 세계 전기차 시장 3위를 달성하기 위해 해마다 새 전기차를 내놓겠다는 의미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1∼9월 국내외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5배 증가했지만 글로벌 업체 중 순위는 지난해 11위, 올해 6위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 ‘코나’와 ‘니로’, ‘쏘울’의 전기차 모델이 출시되면 5위권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코나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400㎞ 수준인 장거리 전기차로 개발 중이다. 아울러 2021년 주행거리가 500㎞ 이상인 고성능 장거리 전기차를 제네시스 브랜드로 선보일 계획이다.
EV 전용 플랫폼 개발에도 착수한다. 이 전무는 “모든 세그먼트에서 탄력 있게 운영할만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상하고 있다”면서 “2020년 이후에는 전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모델을 개발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FCEV 상용화에도 속도를 낸다. 우선 내년 1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수소차를 운행해 기술력을 과시하고 3월에는 정식 수소차 신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상용차 또한 친환경화를 서두른다. 전기버스와 수소버스를 개발한 데 이어 1톤 트럭 ‘포터’와 2.5톤 ‘마이티’를 기반으로 한 전기트럭도 2019년부터 양산한다는 방침이다.
이 전무는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해 협력사들과 EV 급속충전을 위한 기술을 개발 중”이라며 “현재 6개에 불과한 수소 충전시설을 늘리는 정부 사업도 조속히 시행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한편 이 전무는 피아트크라이슬러자동차(FCA)가 현대차에 수소차 기술협력을 타진한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그쪽의 일방적인 발표”라면서도 “FCA와 논의가 진행될 경우를 대비해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맹준호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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