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상화폐 거래소의 가격과 세계 전체 가격의 차이인 ‘코리아 프리미엄’이 다시 오를 조짐이다. 정부가 국무조정실 주재 긴급 차관회의를 통해 대응방안을 확정하면서 최근 하락하던 코리아 프리미엄이 다시 상승세로 반전하고 있다.
13일 빗썸에 따르면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BTC) 가격이 최고점을 찍은 지난 8일 이후 코리아 프리미엄은 정부의 강경한 규제 도입 가능성 때문에 줄곧 하락해왔다. 1비트코인당 국내 가격이 2,500만원에 육박했던 8일 오전10시 세계 가격은 1,999만원까지 오르는 데 그쳐 코리아 프리미엄은 무려 24%까지 벌어졌다. 하지만 겨우 10시간 지난 오후8시30분에는 정부가 가상화폐 거래를 금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그 격차가 7%까지 하락했다. 10일 오후1시30분에는 두 시세가 역전돼 코리아 프리미엄은 -4%까지 떨어졌다.
거래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드는 매수세는 악재에는 패닉에 가까운 매도세로 전환된다”며 “만약 시장이 더욱 과열돼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도입한다면 대폭락이 벌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강경 규제를 도입하기 전에는 투기 과열로 코리아 프리미엄이 높아졌지만 신규 자금 유입 차단 등 가상화폐 규제 방안 가능성이 나오면서 투기세력이 빠져나가 코리아 프리미엄이 낮아진 게 아니냐는 관측이다. 정부가 긴급 차관회의를 연 이날 오전10시40분에는 한국 시세가 급락해 세계 시세보다 6% 낮아졌다. 그러나 정부가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방안을 발표하자 오후2시50분에는 다시 한국 시세가 회복되면서 코리아 프리미엄이 2%가량 형성됐다. 이는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오히려 거래소 폐쇄 등과 같은 규제 불확실성을 해소해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미성년자의 거래 금지 외에 투자자들에 대한 규제는 없었고 거래소도 투자자 보호나 거래 투명성 확보 등 일정 요건을 갖추면 영업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이에 반응한 투자자들이 매수세를 늘리면 코리아 프리미엄도 다시 과거의 10~20% 수준으로 늘 것으로 예상된다. 가격 변동성이 또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권형기자 buzz@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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