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망 중립성 폐지 결정을 내리면서 국내 인터넷기업들이 후폭풍에 대한 사전 차단에 나섰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글로벌 정보기술(ICT) 공룡들이 포진해 있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통신환경이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포털 등 콘텐츠 업체에 대한 육성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회장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17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 중립성 폐지 결정이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와 평등권 등 기본적인 가치를 훼손할 가능성이 있다며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협회는 이날 성명을 통해 “FCC의 결정은 인터넷 기업의 혁신과 앞으로 산업을 주도할 스타트업의 의지를 꺾어 생태계 전반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망 중립성 원칙은 통신망을 가진 사업자가 네트워크를 통해 서비스하는 사업자들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FCC의 지난 14일(현지시간) 이번 망 중립성 원칙 폐지 결정으로 통신망 사업자는 포털·동영상 등 플랫폼(기반 서비스) 사업자의 네트워크 속도를 납부금에 따라 차별할 수 있는 근거를 갖게 됐다. 요금 납부 여력이 많은 대기업과 플랫폼 스타트업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협회는 인터넷 산업의 육성과 한국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국내 정책 당국이 망 중립성 원칙을 더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과기정통부가 최근 국내 망 중립성 정책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발표한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대목”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네트워크 기본권 확대 공약 역시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회는 이어 “거대 글로벌 인터넷 기업을 보유한 미국과 달리 국내 산업은 아직 내부에서도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는 실정”이라면서 “4차 산업혁명의 뿌리가 될 망 중립성 원칙을 더 공고하게 유지해야 해외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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