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가 12월 연말을 맞아 막바지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연초 설정했던 판매 목표치를 달성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올해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는 지난해와 비슷한 160만대 내외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폭스바겐·아우디의 디젤 게이트로 쪼그라들었던 수입차 시장 역시 반등했다. 1~11월 판매량은 21만2,660대로 연말 기준으로는 역대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던 2015년의 24만3,900대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된다.
◇역사 새로 쓴 현대 그랜저IG=올해 국내 브랜드의 베스트셀링 모델은 단연 현대차의 그랜저IG다. 11월 누적 판매량은 12만3,000대로 이미 ‘10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올해 8월과 10월 두 달을 제외하고는 매달 1만 대 이상이 나갔다. 특히 젊어진 외관과 다양한 편의사양으로 30·40대 젊은 층의 수요를 빨아들였다. 연간 판매량은 13만대를 훌쩍 넘길 전망. 기존모델 중 최다 판매 기록은 2011년 5세대 그랜저인 HG가 기록한 10만7,584대다.
준중형세단의 수요가 중형 세단과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으로 이동하면서 아반떼의 1~11월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빠진 7만7,000대를 기록했다. 최다판매 2위다. 쏘나타 뉴라이즈가 7만6,384대로 뒤를 이었지만 연간 판매 목표인 9만2,000대 달성은 어려워졌다.
SUV와 미니밴 시장은 전통적으로 강세였던 중형 SUV가 주춤한 반면 소형SUV와 다목적차량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특히 기아차 카니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카니발의 11월 누적 판매대수는 6만3,347대로 전년 동기 대비 5.3% 늘었다. 30% 가량 판매가 준 현대차의 대표 SUV 싼타페(4만7,519대)의 판매량을 훌쩍 앞선다.
현재까지 SUV 시장의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는 쏘렌토(7만1,708대)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3% 판매가 줄었다. 반면 지난 6월 출시된 코나가 5개월 동안 2만대 이상 판매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서도 쌍용차의 티볼리가 5만대 이상 판매되며 돌풍을 이어갔다.
◇수입차 시장 석권한 벤츠 E클래스=수입 세단 시장은 단연 벤츠 E클래스 천하다. E300 4매틱 단일 차종만 11월까지 6,698대가 판매됐다. 총 14개 라인업을 모두 합친 E클래스 전체 판매량은 3만대를 넘어선다. BMW가 신형 5시리즈를 출시하며 E클래스의 아성을 무너뜨리려고 했지만 판매 대수 차이는 1만대 이상 난다. 다만 단일 모델로는 8,195대가 판매된 520d가 앞선다는 점은 위안거리다.
아우디·폭스바겐이 올해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였던 가운데 일본 세단의 약진도 눈에 띄는 한해였다. ES300h의 인기에 힘입어 렉서스 ES가 총 7,318대 판매됐다. 혼다의 전통 세단 어코드도 6,597대의 판매량으로 베스트 셀링 세단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수입차 시장에서는 SUV의 인기가 특히 거셌다. 재규어 랜드로버가 신형 디스커버리와 레인지로버 벨라 등을 선보였고 벤츠 역시 SUV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신차을 잇따라 출시한 영향이다. 하지만 최다 판매 모델은 11월까지 5,520대가 판매된 포드의 익스플로러가 차지할 전망이다. 5,00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넉넉한 실내 공간이 가족용 차를 선택하려는 가장의 수요를 흡수했다. 벤츠의 중형 SUV 형제인 GLC와 GLE가 각각 4,253대, 3,801대로 뒤를 이었다. 경쟁모델인 BMW X5는 2,758대가 판매됐다.
/조민규기자 cmk2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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