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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병원서 숨진 미숙아 '항생제 남용' 가능성

사망 전 혈액배양검사 3명

항생제 내성 의심균 발견돼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사망한 미숙아 4명 중 3명에 대한 혈액배양검사 결과 항생제 내성이 의심되는 세균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병원의 항생제 남용 또는 병원내 감염 의혹이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6일 사망한 미숙아 3명에서 항생제 내성이 의심되는 시트로박터 프룬디 균이 발견돼 유전자 분석을 통해 동일성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유전자 염기서열 분석 결과는 19일 오후 나올 예정이다.

시트로박터 프룬디는 항생제 내성이 잘 생기는 장내 세균으로 면역력이 떨어지는 미숙아나 중증 질환자에게 호흡기·혈액·요로 감염 등을 유발한다. 의료진의 손을 통해 이 균이 전파돼 감염이 발생했던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그래서 병원의 항생제 남용 또는 병원내 감염이 미숙아 사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앞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 중환자실 의사는 16일 밤 사망한 미숙아 4명 중 3명의 산소포화도와 심박수가 떨어지자 세균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사망 전인 오후 3시 경 혈액배양검사를 지시했다. 검사에는 수일이 걸린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혈액에 대한 혈액배양검사를 진행 중이다.

세균 감염은 그러잖아도 면역력이 떨어지는 미숙아에게 폐렴·패혈증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어 철저한 예방·감시와 처치가 요구된다. 박준동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면역력이 떨어진 미숙아 생태에서는 어떤 균종이든 세균 감염 자체가 아이한테 치명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대목동병원에서 전원하거나 퇴원한 미숙아 4명에게선 장염을 일으키는 로타 바이러스가 확인되는 등 감염관리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났다. 이 바이러스는 분변·침·오염된 손 등을 통해 감염된다. 이 병원에서 아기를 낳은 산모들 사이에선 “신생아실에서 기저귀를 갈아준 손으로 아기 입에 공갈 꼭지를 물리는 등 위생 상태가 부실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이번에 확인된 감염이 신생아 사망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정확한 사망원인은 추가적인 역학조사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결과 등을 종합해 규명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대목동병원 의사가 숨진 미숙아 4명 중 1명에 대해선 혈액배양검사를 지시하지 않았고 4명이 81분 새 동시다발적으로 숨진 것을 세균 감염만으로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미숙아 사망원인 중 제일 흔한 것은 폐 미성숙으로 인한 호흡곤란, 그 다음이 괴사성 장염”이라며 “한꺼번에 4명이나 숨진 것은 감염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지만 사망시간대가 다르고 1명은 혈액배양검사 대상이 아니어서 현 단계에선 원인 추정이 어렵다”고 말했다.

국과수도 이날 브리핑에서 “사람마다 면역·몸 상태가 다르기에 동시에 사망한 원인을 감염균 때문으로 보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육안 관찰 소견만으로는 사망 원인을 특정할 수 없다. 신생아는 조직 현미경 검사 등 각종 검사 결과를 종합해야만 사인을 규명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망 신생아의 최종 사인이 확인되기까지는 1개월 가량의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부검 과정에서 채취한 소·대장 내용물과 체액 등에 대한 조직검사는 물론 중환자실에서 수거된 약품 감정과 오염 여부 검사도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다른 병원으로 옮겼거나 퇴원한 미숙아 12명에 대해 이상증세가 있는 지 관찰 중이며 감염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배양검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사망원인 및 감염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신생아 중환자실 출입 의료진과 처치 내용 등에 대한 역학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이대목동병원은 18일 외부인으로 구성된 역학전문조사팀(단장 김남중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 운영에 들어갔다. /임웅재·박진용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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